중동 진출 잇따라 나선 K바이오···올해 성과는
이수앱지스,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 이란 공급재개···"수출 확대 전망" 메디톡스, 지난 3분기 중동지역 매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증가 대웅제약, 펙수클루 모로코 현지 2025년 발매 계획···"걸프 6개국 진출"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이 중동진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지리상 맞닿아 있는 북아프리카까지 진출을 확장하며 인구 6억명의 ‘메나(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혀가는 가운데, 구체적인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이수앱지스는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의 이란향 매출이 올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수앱지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이란의 치료제 및 의료장비 공급업체인 파라텝아인과 체결한 109억원 규모의 애브서틴 공급계약에 따라, 4분기에 해당 물량이 출하될 예정이다.
이수앱지스의 올해 누적 이란향 매출은 현재까지 147억원에 달한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38억원이다. 자국 환율 급등에 따라 상반기에 구매를 늦췄던 이란이 공급 요청을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109억원 규모의 애브서틴 출하 예정에 따라 4분기에도 이란향 수출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알제리향 물량 출하도 예상된다. 지난 6월 체결한 약 130억원 규모 공급 계약에 따라 지난 3분기 44억원 규모가 첫 출하했다. 알제리를 비롯해 메나 지역을 공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중 메나 지역 중 최소 1개국 이상의 추가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국내 고셔병 환자수는 2만명 이하로 적고, 발병률도 낮다”며 “유태인계에서 고셔병이 많이 발병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진출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톡스는 지난 3분기 중동지역에서 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지난 2분기와 1분기 매출액은 각각 13억원, 19억원이었다. 1분기엔 아프리카 지역에서 3000만원의 매출도 집계됐다.
필러 출시와 현지 보툴리눔 톡신 생산시설 건설 등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엔 사우디에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를 출시하며 중동 시장 진출을 가속화했다는 설명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현지에 보툴리눔 톡신 생산 시설 건설도 예정돼있다. 지난 1월 현지 기업인 두바이사이언스파크와 비동물성 보툴리눔 톡신 ‘MT10109L’ 공장 두바이 설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당 시설에서 생산된 제품을 통해 메나 지역 각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시지바이오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협력기구(GCC) 회원국 및 시리아 등 중동지역 총 7개 국가에 필러 제품을 공급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약 49억원으로, 3년간 공급을 진행한다.
대웅제약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를 모로코에서 발매한다. 현지 제약회사 ‘쿠퍼파마(Cooper Pharma)’와 2032만달러(약 27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발매 계획 시점은 2025년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SFDA)에도 펙수클루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보툴리눔 톡신인 나보타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걸프 6개국 등에 지속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고 행정절차가 다른 만큼, 다음 허가국을 예상할 수는 없지만, 아랍에미리트가 다음 지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GC녹십자와 삼양바이오팜도 중동지역 진출 확대 진출을 밝힌 바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7월 독감백신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의 이집트 품목 승인을 받은 후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혔으나 이후 구체적인 진행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앞서 리프팅실 브랜드 크로키 등을 통해 중동지역 진출을 밝혔던 삼양바이오팜도 마찬가지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매출 발생 시점도 현지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