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점안제’ 급여, 축소 또는 유지?···국제약품, ‘레바아이2%’ 매출 증대할까
9월 약평위서 축소 결정된 HA점안제 급여 유지 가능성···레바아이2% 대체제 여부 주목 국제약품, 다회용 이어 이달 1회용 제품 출시···환자들 편의성 감안, 회사 “젊은 의사들 호응” HA점안제에 대형품목 보유, 대체제에 영업마케팅 주력···향후 두 품목 급여와 매출 추이 관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당초 정부의 급여재평가 결과로 축소가 유력했던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며 향후 불투명한 상태로 파악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제 대체제 중 하나로 꼽힌 ‘레바미피드’ 제제 매출을 국제약품이 어떤 방식으로 늘려나갈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에 대한 급여재평가 결과, 내인성 질환은 급여를 유지하고 외인성 질환에 대해선 급여 삭제로 결론 내렸다. 이에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 축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판단했다. 그동안 심평원이 특정 약제에 대한 약평위 결정을 수정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가 축소되지 않고 유지될 것이란 소문이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예상대로 급여를 축소할 경우 히알루론산 나트륨 점안제 가격이 4만원까지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달부터 돌았으며 보도도 됐다. 이에 국정감사에서도 질의가 등장하는 등 이슈로 부상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심평원도 공식 자료를 통해 반박했지만 급여 축소로 히알루론산 점안제 가격이 10배 가량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약한데도 국민들 사이에서 급속하게 퍼졌다”라며 “흔히 일컫는 가짜뉴스로 보면 이해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부 정치인이 심평원에 기존 약평위 결과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심평원은 내부적으로 재평가를 진행 중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 관련, 이미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쳤고 12월 들어 약제사후평가소위원회와 약평위 회의를 열어 최종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자 업계 관심은 히알루론산 점안제 대체제로 거론됐던 국제약품의 레바미피드 제제 ‘레바아이점안액2%’에 집중되고 있다. 당초 국제약품은 히알루론산 점안제 재평가와 무관하게 지난 2020년부터 삼일제약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를 받아 올 3월 레바아이점안액2%를 출시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당초 레바미피드는 위점막 혈류를 증가시켜 점막을 보호하는 소화성 궤양 치료 성분”이라며 “눈의 술잔 세포 밀도 및 눈의 점액 증가에 대한 레바미피드 제제 약리기전이 밝혀지면서 국제약품이 삼일제약과 점안제로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약품 레바아이점안액2%의 출시 후 매출은 기대보다 낮은 수준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매달 1억원 안팎 수준으로 파악된 것이다. 이같은 매출 부진 사유는 다회용 제품 출시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점안제를 사용하는 환자들 대부분이 1회용 제품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레바아이점안액2% 다회용 제품은 다소 생소했다”라며 “이에 1회용 제품 출시가 필요했고 국제약품도 이를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남태훈 대표와 국제약품은 소비자 니즈를 읽는 눈이 남다르다”며 “코로나19 발생 이전 남 대표는 보건용 마스크 전용 생산라인 구축 아이디어를 냈고 코로나가 국내 상륙한 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적지 않은 매출을 기록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국제약품은 당초부터 다회용과 1회용 제품 출시를 준비해왔으며 향후 1회용에 무게중심을 두고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약품 관계자는 “3월 출시 후 젊은 층의 안과 의사들로부터 레바아이점안액2% 호응이 좋았던 편”아라며 “공개할 수 없지만 1회용 제품 마케팅 전략을 다수 준비했다”고 말했다.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와 레바아이점안액2% 매출의 상관관계도 주목된다. 국제약품의 레바미피드 제제 개발은 히알루론산 점안제 평가 이전 착수됐지만 향후 히알루론산 급여가 축소될 경우 관련 시장을 잠식할 대체제로 꼽힌다. 이같은 상황이지만 국제약품은 히알루론산 급여 축소를 희망하기에도 애매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국제약품의 히알루론산 점안제 ‘큐알론’ 원외처방액이 지난해 169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1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약품은 현재로선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와 별도로 레바아이점안액2% 영업에 주력해야 할 상황으로 분석된다. 연매출 200억원 돌파 가능성이 있는 큐알론을 유지하고 레바아이점안액2% 1회용 제품을 환자와 의사에게 적절하게 알리는 것이 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국제약품은 급여 축소 가능성이 있는 히알루론산 점안제에 대형 품목이 있고 대체제로 신제품이 출시된 복잡한 상황에서 세심하게 시장과 정책을 살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한 국제약품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