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FOUR정’과 질병청 ‘양정’

정윤순 실장 등 복지부 고위직, 승진과 발탁···의사 정통령·약사 정영기, 질병청 국장 승진

2023-11-18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보건복지부와 질병괸리청의 정씨 성을 가진 관료들이 잇달아 승진하거나 요직에 발탁돼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복지부와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양 기관 고위직 인사에서 승진했거나 영전하는 등 실력과 능력을 인정 받은 관료 중 정씨 성을 가진 공무원이 비교적 많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당초 보건의료정책관 등 복지부 요직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FOUR정’이 대부분 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복지부 인사에서 정윤순 사회복지정책실장과 정호원 대변인이 실장으로 승진했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도 하마평이 적중하며 핵심 요직에 임명됐다.

정은영 보건산업정책국장의 경우 유임됐지만 보건산업국에 산적한 현안을 처리할 적임자로 판단됐다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에 내년 2월로 예상되는 복지부 정기인사에서 또 다른 요직 발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복지부에 정씨 성을 가진 고위직 공무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특정 대학이나 특정 직군 출신이 일정 시기 부에 많이 유입되는 것처럼 특별한 사유는 없고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행정고시 39회인 정윤순 실장은 보건의료정책과장, 보험정책과장, 첨단의료지원관,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기획조정부장을 역임한 후 현 정부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건강보험정책국장에 이어 올 9월 실장급으로 승진한 것이다. 당초 인구정책실장 하마평에 올랐지만 서열이 더 높은 사회복지실장에 발탁됐다.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에 필요한 정무감각을 갖춘 합리적 관료로 평가 받는 그는 1969년생으로 복지부 고대 학맥(무역학과 87학번)과 TK 인맥(김천) 선두주자로 등극했다. 

1966년생인 정호원 대변인은 발령 후 의대 정원 확대와 연금개혁 등 복지부 현안이 잇달아 발생하며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강행군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의대 증원 수요조사 발표가 연기되며 업무 폭증으로 수면시간이 줄어든 상태다. 역시 의대 정원 확대라는 빅이슈를 맡고 있는 정경실 정책관은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 정책관은 지난 15일 개최된 제17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그동안 대한의사협회는 국민 기대, 의료 현장 요구와 동떨어진 인식을 해왔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료계에 대한 강성발언을 내놔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복지부에는 FOUR정 외에도 유능한 정씨 성의 관료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정성훈 보험급여과장과 정준섭 기초생활보장과장도 포함된다. 의사 출신 정성훈 과장은 디지털치료기기 건강보험 적용 등 현안 처리에 주력하고 있다. 행시 45회인 정준섭 과장은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인품이 훌륭한 관료로 알려졌다. 

질병청이 지난 13일자로 단행한 고위직 인사에서도 국장 승진자 2명 모두 정씨였다. 당시 정통령 위기대응총괄과장이 감염병위기대응국장으로, 정영기 복지부 운영지원과장이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 받은 것이다. 정통령 국장은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와대에 근무하며 대통령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지난 2016년 보험급여과장 발령에 이어 2018년 7월부터 스위스 제네바 WHO(세계보건기구)에 파견돼 일했던 그는 2021년 7월 질병청으로 복귀한 바 있다. 1971년생인 그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이다. 

1966년생 정영기 부장은 경기도 양평 출신이다. 경희대 약학과(85학번)를 졸업한 그는 약무직으로 복지부와 인연을 맺은 후 보건의료 중심의 보직에서 근무해왔다. 질병청의 이번 국장 승진 인사는 의사 출신과 약사 출신 관료를 발탁, 향후 전문성을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정 국장과 정 부장은 대부분 공직 생활을 복지부에서 수행했으며 평판이 우수한 공통점이 파악된다. 

또 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성이 같다는 공통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능력과 실력이 뛰어나고 노력하는 관료여서 인정 받는 것”이라며 “어느 보직이든 국민을 위한 행정과 정책에서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