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스튜디오, 중동 겨냥해 연내 ‘아랍어’ 웹툰 플랫폼 출시
키다리, 5분기째 적자지속···올 3분기 영업손실 31억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웹툰 제작업체 키다리스튜디오가 연내 중동 시장을 겨냥한 아랍어 웹툰 플랫폼 ‘알벨툰(가칭)’을 출시한다. 국내 웹툰 플랫폼 기업 중 중동 콘텐츠 시장에 아랍어 전용 웹툰 플랫폼 서비스를 직접 출시하는 곳은 키다리스튜디오가 처음이다. 5분기째 적자를 지속 중인 가운데, 높은 젊은 인구율과 소비력을 갖춘 중동 시장에도 신규 진출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단 계획이다.
14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웹툰 제작업체 키다리스튜디오는 올해 4분기 중 중동 현지에 아랍어 웹툰 플랫폼 알벨툰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사 키다리스튜디오는 봄툰, 레진코믹스, 델리툰 등의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며 한국을 포함해 일본, 북미, 동남아,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7월엔 NHN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의 태국법인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인구 약 3700만명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레이트(UAE·인구 952만명), 오만(464만명), 쿠웨이트(431만명), 카타르(272만명), 바레인(149만명) 등 중동 권역으로 글로벌 무대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키다리스튜디오가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은 사우디,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미래 어젠다를 ‘오일’에서 첨단기술과 문화콘텐츠로 옮기고 있어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청년층 비중이 높고 소비력을 갖추고 있단 점도 중동 시장 기회 요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인구의 절반 이상은 30세 미만의 청년층이다. 특히 15∼29세 인구가 중동 지역의 24%를 차지한다.
정부도 이같은 중동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국내 콘텐츠의 중동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중동, 북미, 유럽 등으로 K-콘텐츠 국외 시장을 확장해 오는 2027년까지 K-콘텐츠 수출액을 2배로 늘리겠단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중동 시장과 관련해선 현지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맞춤형 콘텐츠 제작 및 컨설팅을 지원하고, K-팝 공연 등 문화행사를 통해 문화적 접점을 만들겠단 계획이다.
키다리스튜디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1694억3377만원과 42억6245만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42%가량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8%가량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약 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뒤, 지난해 4분기 43억원, 올 1분기 19억원, 2분기 10억원, 3분기 31억원으로 5개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이처럼 재무 상황이 악화하는 회사 입장에서 중동 시장 진출은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 시장엔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이렇다 할 경쟁 사업자가 없는 ‘무주공산’이기 때문이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경우 북미, 동남아 등 시장과 달리 현지 언어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서비스 중인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간 키다리스튜디오의 주력 장르인 GL 등 여성향 성인용 웹툰 IP가 중동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튀르키예 같은 국가에서도 BL(남성 동성애) 장르가 의외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단 점을 고려하면 중동 시장 진출 성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