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전체 실적은 늘었지만···핵심 보험이익은 '부진'

1~3분기 보험이익,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 불어나는 손실계약···당국 가이드라인도 '충격'

2023-11-10     유길연 기자
/자료=동양생명 팩트북(별도 기준),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동양생명이 올해 3분기까지 전체 순이익은 늘었지만 핵심 사업인 보험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해 아쉬운 성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손실계약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적용의 여파도 컸던 영향이다. 다만 신계약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개별 기준)은 21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실적이 늘어난 주요 원인이 투자영업이익과 영업외이익인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3분기 누적 기준 투자영업이익은 845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 급증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3분기 영업외손실이 325억원 발생했지만 올해는 흑자(3억원)로 전환된 점도 실적 확대의 주요 요인이었다. 

투자영업이익은 엄밀히 말하면 작년과 비교하기 어렵다. 보험사들은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올해 실적은 보험부채와 금융자산에 모두 새 회계기준(IFRS17·IFRS9)을 적용한 값을 넣는다. 그러나 작년 실적은 IFRS17만 적용하지만 금융자산에 대해서는 기존 원칙을 유지한다. 금융자산의 평가·처분손익으로 결정되는 투자실적은 작년과 올해 다른 기준에 따라 산출된 것이다. 투자이익이 올해 늘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반면 작년과 올해 동일하게 IFRS17을 적용하는 보험영업이익은 부진했다. 3분기 누적 보험영엽이익은 183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0% 크게 줄었다. 보험계약마진(CSM)으로부터 비롯된 이익은 늘었지만 손실계약으로 인해 인식한 비용이 계속 불어난 탓이다. 새 회계제도(IFRS17)는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 중 얻는 금액(보험료)보다 나가는 돈(보험금, 사업비 등)이 더 많은 부분은 손실 계약으로 구분하고 바로 비용으로 처리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손실부담계약 비용은 38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 손실 계약에 대한 환입으로 25억원의 이익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약 400억원의 비용이 불어난 셈이다. 최근 보험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장성 보험의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올라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3분기부터 적용된 점도 보험영업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올해 IFRS17가 시행되자 보험사들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계리적 가정 값을 자의적으로 정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계리적 가정 값을 보수적으로 잡도록 직접 지침을 내린 것이다. 동양생명은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3분기에 약 15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계리적 값의 변화로 인해 손실계약도 추가로 발생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CSM이 계속 성장한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9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CSM은 2조5748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약 3100억원 늘었다. 특히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3분기에도 직전분기 대비 약 1600억원 늘었다. 당국 지침으로 CSM이 총 328억원이 감소했지만 신계약으로부터 비롯된 CSM이 증가한 덕분이다. 

올해 동양생명의 신계약 CSM은 계속 늘었다. 지난해에는 한 분기마다 1400억~1500억원 정도의 신계약 CSM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1763억원으로 크게 뛰어니 2분기 1825억원, 3분기 2021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동양생명이 영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면서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린 덕분이다. 

동양생명은 향후 시장에 나올 매물로 꼽힌다. 한 해 2500억~3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거두는 생명보험사는 드물다. 시장에 나오면 높은 몸값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하나금융지주가 생보사 인수 의지를 보인 만큼 매각 과정에 금융지주가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보험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든다면 시장 가격도 내려갈 수 있다. 반면 신계약 CSM이 지금처럼 늘어나 보험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선다면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보장성 보험 확대를 통해 회사 펀더멘털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라며 “그 결과 올해 실적도 작년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