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맞불 경쟁 통할까···저축은행 고금리 파킹통장 상품은?

고금리 만기 도래에 단기 예금으로 유인 저축은행 고금리 파킹통장 상품 잇따라 출시 OK저축은행, 최고 연 7.0% 'OK페이통장' 선봬 "주식·부동산 시장 반등 시기 점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관망세 보이는 자금 많을 것"

2023-11-10     김태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일부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6개월 만기 금리가 1년 만기보다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저축은행들도 고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수신금리가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요구불예금이 급증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목돈을 잠시 맡겨 두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파킹통장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금융사는 OK저축은행이다. 최근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7.0%의 금리를 주는 'OK페이통장'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50만원까지 연 4.0%, 50만원 초과분은 연 0.5%를 적용하며 OK페이통장을 4대 페이사(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토스페이) 결제·충전계좌로 등록하면 연 3.0%의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50만원 이하 예치금은 최고 연 7%의 금리를 주고, 50만원 초과분도 최고 연 3.5%의 금리를 제공한다.

파킹통장은 주차(parking)와 통장을 합친 말로 '잠깐 주차하듯' 짧게 돈을 맡겨도 일반 통장보다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최소 1개월에서 길게는 3년 이상 예치해야 하는 정기예금과 달리 예치기간, 입출금 횟수 등에 제약이 없다.

신한저축은행도 모바일 가입 전용 입출금통장인 '참신한 파킹통장'을 선보였다. 별도의 우대 조건 없이 잔액 구간별로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상품으로 1억원 이하 금액은 최대 연 3.5%의 금리를 제공하고 1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금액은 연 3.0%, 10억원 초과 금액에는 연 0.1%의 금리를 준다.

기존 파킹통장 상품의 혜택도 강화하는 모양새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달 ‘Fi 커넥트통장’의 우대금리 적용 금액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했다.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 연 1.0%를 더해 최대 연 4.0%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으로 3000만원까지 4.0% 금리가 가능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근 파킹통장(플러스자유예금) 금리를 연 3.6에서 3.8%로 올렸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 금리를 높게 제시하는 이유는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설정된 고금리 예금들의 만기가 끝나면서 시중에 풀린 자금을 붙잡기 위해서다. 보통 수개월 이상 돈을 보관하는 정기예금은 금리를 너무 높게 책정하면 저축은행 입장에서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파킹통장을 앞세우는 측면도 있다.

통상 예금금리의 경우 예치 기간이 길수록 높아지는데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6개월 만기 금리가 1년 만기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대규모 자금 유출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고금리로 유치한 자금을 또 다시 고금리로 붙잡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 정기예금에서 1년 만기 비중을 줄이고 6개월 만기 비중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 시중은행들의 설명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며 단기 상품 수요가 커진 데다 내년에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단기 예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모습이다.

실제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134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0조1698억원 증가하면서 다시 6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은행권의 일반 입출금 통장처럼 언제든 돌려받을 수 있는 예금을 의미한다. 흔히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리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요구불예금 중에서도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기 때문에 이왕이면 파킹통장에 대기성 자금을 놔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채 등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의 경우 수신이 유일한 자금 조달 창구이기 때문에 예금 금리 인상에 있어 더 적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최고금리 예치금액 한도와 금리 등을 올리는 등 경쟁도 세지고 있다"며 "주식·부동산 시장의 반등 또한 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보이는 자금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