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더 오를 듯···대환대출 플랫폼 효과 무색해질까
여전채 금리 5% 육박···카드사 자금조달 환경 악화 지속 중·저신용자 이자 부담 증가 및 대환대출 인프라 효과 미미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서 전체적으로 카드론 금리 떨어질 가능성 기대 대환대출 서비스 경쟁력 하락 우려···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효과 상쇄 예상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카드론 금리를 결정하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5%에 육박하면서 카드사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카드론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소비자 부담 완화와 선택권 확대를 위해 더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카드론 대환대출 플랫폼 효과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4.822%로 집계됐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던 지난해 초만해도 2%대 중반이었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된 잇따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 등을 겪으며 한때 6%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 초 안정세를 찾으며 3월 3% 후반까지 떨어졌으나 5월 말부터 4%대에 진입한 후 계속 상승했다. 지난달 30일에는 4.929%를 기록하며 5%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는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카드사들이 사업 필요한 자금의 70~80%를 여전채로 충당하는 만큼 조달 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향 압박으로 작용한다. 이에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는 것은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른 데다 은행채로 자금이 쏠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달 은행권의 예금 유치 경쟁을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없애면서 초우량물인 은행채로 자금이 몰려 여전채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45~15.38%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말(연 12.02~14.42%)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오른 수치다.
이를 놓고 중·저신용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지난 5월 말 대환대출 인프라 효과가 미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환대출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이전의 대출금이나 연체금을 갚는 제도다. 카드 대환론은 카드론에서 연체가 발생한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대출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앞서 정부가 추진하는 대환대출 인프라는 지난 5월 말 본격화됐지만 당초 카드업계는 관망하는 분위기였다. 기존 대환대출 이동이 1금융권 안에서 일어났던 만큼 고객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7월부터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소비자들 입장에서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카드론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카드론 차주의 이자 비용이 줄어들면서 연체율이 낮아지면 부실 여신 감소로 이어져 카드론 금리가 떨어진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여신채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론 대환대출 플랫폼 인프라와 관계없이 카드론 금리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대환대출을 통한 연체율 관리에서 오는 효과보다 여신채 금리 상승에 따른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환대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연체율은 개선되겠지만 카드론 금리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채 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연말까지 카드론 금리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드론 평균 금리가 높아지고 대환대출 서비스의 경쟁력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5~6%대인 것에 비하면 카드사의 높은 카드론 금리로 인해 대환대출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에 진출했지만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카드론 금리가 높아지면서 그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는 통상 2~3개월 기간을 두고 카드론 등 대출상품 금리에 반영된다"며 "향후 대출금리 경쟁을 본격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