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기판 사업 약세···FC-BGA 역량 집중
삼성전기, 3Q 패키지솔루션 매출 전분기比 1%↑···서버용 기판 수요 늘어 LG이노텍, 3Q 기판소재 매출 2%↓···구미 FC-BGA 신공장 연말 양산 목표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 기판업계 불황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 올 3분기부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IT 전방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기는 그나마 견조한 수요를 보였던 서버용 기판 매출이 증가했다.
4분기도 세트업체들의 연말 재고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둔화가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주요 기판업체들은 수요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고부가 시장을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과 영업 전략을 강화한단 방침이다.
3일 반도체 기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3분기 기판사업에서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매출 한자릿수 성장에 그쳤으며, LG이노텍은 오히려 감소했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올 3분기 43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 소폭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 감소한 수치다. 회사는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따라 볼그리드어레이(BGA) 공급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지만, FC(플립칩)-BGA의 경우 고객사의 PC 중앙처리장치(CPU)용 기판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PC용 기판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말부터 양산하기 시작한 서버용 FC-BGA의 경우 신규 거래선 대상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회사는 서버용 매출이 PC용 FC-BGA 수요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 기판소재 사업부는 올 3분기 328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24%, 2% 감소했다. 애플 등 주요 세트업체의 신모델 공급에도 전방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기판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제품군도 수요 회복 지연과 재고 조정이 지속됐다.
삼성전기는 4분기 BGA 사업도 연말 계절성에 따라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ARM CPU(중앙처리장치)용 기판 등 수요 증가가 전망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C-BGA는 PC용 기판 수요 정체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서버 및 네트워크용 등 하이엔드 패키지 기판 수요는 계속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버용 FC-BGA의 차별화 제품 개발과 신규 거래선 공급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LG이노텍도 서버용 FC-BGA 공급을 위해 연말 양산을 목표로 경북 구미 신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전환(DX) 기반의 공장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생산 경쟁력을 확대한단 방침이다. 4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신모델 공급 확대 또한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3분기 북미 고객사의 생산 지연과 전방 IT 수요 부진으로 기판 부문 실적 둔화로 이어졌지만, 4분기 이연 물량이 반영되면서 광학솔루션의 실적 개선 폭은 클 전망이며 기판 공급 물량 증대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4분기 실적 변동성은 제한적이며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 대덕전자는 3분기 매출 전분기 대비 8% 증가한 23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8%, 전분기 대비 75% 크게 감소한 14억원에 머물렀다. 반도체 패키지 부문은 DDR5를 중심으로 AI 및 서버 위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지만, PC 등에 들어가는 다층회로기판(MLB) 사업의 경우 전방 수요 침체 영향이 여전했다.
대덕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회복세에 진입함에 따라 4분기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으며, 비메모리에서도 고부가 FC-BGA 개발 참여를 확대하는 등 시장 다각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해 47억달러(약 6조 2700억원)에서 2028년 65억달러(약 8조 6700억원)로, 연평균 5.6% 성장률이 예상된다. 현재 시장은 PC가 5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향후 고성능컴퓨터(HPC) 및 AI 칩 분야를 비롯해 5G 통신 분야와 서버 및 데이터센터 분야의 성장률이 높게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