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건전성 지표 악화’···위기의 하이투자증권 홍원식호, 재신임될까
실적 부진에 ROE 급전직하···NCR도 내려가 임기 만료 앞둔 홍원식 대표 연임 여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낸 가운데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가 임기 연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 대표 부임 이후 주요 수익성 지표와 건전성 지표가 저하된 데다 여전히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이는 전반적인 증권업황 악화 탓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신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GB금융그룹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1억원 대비 95.4% 줄어든 수치다. 시장 침체에 IB·PF 부문과 상품운용 부문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2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이투자증권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홍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하이투자증권은 사상 최대 순이익인 1639억원을 기록한 2021년 말 홍 대표를 수장으로 앉혔다. 홍 대표가 하이투자증권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적임자라 평가한 것이다. 모회사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어졌는데, 하이투자증권은 2022년 3월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하이투자증권의 성적표는 당시 기대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가 크게 하락했다. ROE는 경영자가 투하된 자본을 사용해 수익을 어느 정도 올리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하이투자증권은 2019~2022년 연평균 12.16%의 ROE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상위 수준으로 2021년에는 14.53%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2.45%로 급전직하했고 올해에도 연 환산 기준 2.84%에 그치고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일부 악화됐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살필 때 순자본비율(Net Capital Ratio·NCR)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 지표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만 하더라도 하이투자증권의 NCR이 598.2%였는데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439.2%로 크게 내렸다. 홍 대표가 경영하기 전인 2022년 말에는 NCR이 532.1%였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필요유지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증권사가 손실 예상액 대비 어느 정도의 영업용순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에 NCR은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순자본비율이 높을수록 긍정적이며 만일 기준치인 100%를 밑돌 경우 금융당국의 개입이 발생한다.
여기에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연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95.4%에서 올해 3분기 말 80.2%로 낮아졌지만 자기자본 3조원 이하 증권사의 평균(55%, 2분기 말 기준)과 비교하면 아직 높은 편이다. 절대적인 규모도 큰데,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말 PF 관련 익스포저는 1조1203억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에 지난해 말 1120억원, 올해 657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바 있다.
다만 증권업황 자체가 좋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경쟁 증권사 역시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에서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BN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각각 185억원, 143억원, 31억원의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오히려 하이투자증권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조직 안정화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홍 대표는 10년 넘게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를 지냈을 정도로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으로 평가된다”며 “증권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내년에도 부동산PF 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 과감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