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전장 B2B 확대 전략 적중···“집중할 시장 선택”

가전, 영업이익 전년 동기 比 2배 ↑ 전장도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

2023-10-27     고명훈 기자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 사진=LG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LG전자가 가전 및 전장부품 사업 수익을 기반으로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가전은 글로벌 수요회복이 더딘 가운데서도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단 평가다. 회사는 내년에도 잠재성장 수요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수익성을 높여나가겠단 계획이다.

27일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상무)는 2023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규모와 시장 지위, 중국 업체의 추격 속도 등을 판단해 집중해야 할 시장을 정하고, 브랜드 제품 가격경쟁력 및 유통 커버리지 종합적으로 진단해 국가별 단기, 중장기 전략을 명확히 하는 작업 진행 중”이라며, “기존 가전사업은 경쟁 격화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지만, 신성장 동력 사업의 조기 주력화 및 B2B 사업 지속 강화, 신사업 추진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현재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 4분기에도 냉장고·세탁기 등 수요 둔화가 지속하겠지만, 내년부터 글로벌 수요가 완만한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 수요 변화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맞춤형 판매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 경제, 내년 상황도 비우호적”

김 상무는 “북미는 소득 양극화 및 소비자 가처분 소득 감소로 가성비 중심의 필수 가전 비중이 증가하는 등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저성장 우려도 있으나 금리 인하 가능성 및 노후 가전 교체 잠재 수요 등 경기 부양책에 기반한 수요 증가의 기대감도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유럽의 경우 전쟁 장기화, 경기 침체 등 수요 정체 요인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급형과 고효율 제품 중심으로 교체 수요는 일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시장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온라인과 B2B, 렌탈 시장 등 성장 잠재력이 확인되는 시장도 있어서 이런 수요를 적극 공략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내년 추가적인 비용 절감 계획도 언급했다. 김 상무는 “현재 사업목표 수립을 위한 비용 계획을 점검 중인데 내년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 대응을 위한 마케팅 비용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물류비와 원재료에서도 유가 인상 및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따른 비용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도 “주요 부품 및 원재료 조달에 있어서 볼륨 기반 협상력 제고 및 수익 최적화를 통해 재료비 개선을 추진하고, 스마트팩토리 적용 확대를 통한 생산 효율성 제고 원가 경쟁력 확보도 더해 내년 비용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의 경우 당초 목표인 100조원 규모 수주잔고 달성이 원활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 9월부터 양산을 시작한 멕시코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주를 강화하겠단 전략이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상무)은 “올해 말 수주잔고의 경우 남은 기간 수주 진행경과에 따라 변수가 일부 발생할 수 있으나 강화된 제품 경쟁력 및 시장 입지에 기반한 신규 수주 활동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고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의 고객 파이프라인 확대 전략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어 100조원 수준의 수주잔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장부품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내년 LG마그나 매출 대비 약 20% 수준을 예상하며 향후 수주 확대를 연계해 캐파(생산능력)을 확장할 계획이어서 멕시코 생산법인 매출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TV, 중국업체 처가 공세에 프리미언 전략 고수

TV 부문은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겠단 방침이다.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상무)는 “올해 들어 글로벌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영향으로 중저가 제품 수요로 수량 기준의 수요는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중국업체의 저가 제품 공세로 인해 평균 판가 하락으로 금액 기준으로는 역성장하고 있다”며 “단순 디바이스 제공이 아닌 디바이스와 플랫폼, 서비스가 결합된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 차원의 접근을 통해 고객가치와 경쟁력을 지속 창출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2023년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 사진=LG전자

LG전자는 이날 매출액 20조 7094억원, 영업이익 9967억원의 3분기 연결기준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3.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1.3%, 1.1% 올랐다.

주력사업인 생활가전(H&A) 부문 실적 성장이 두드러졌다. H&A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액은 7조4574억원이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5045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VS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 5035억원, 영업이익 134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HE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5686억원, 영업이익 1107억원을 남겼으며, BS부문의 경우 매출액 1조3309억원과 영업손실 205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