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지주 ‘빅3’ 굳히나···변수는 우리금융 M&A 전략 방향성
하나금융, 3분기 당기순익 576억원 차이로 우리금융지주 앞서 누적 순익 5396억원 격차 벌어져···우리금융,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뒤쳐져 우리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 중···저축은행 부문 영업권 확대 측면서 시너지 기대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적자 전환···정상화 시간 소요 및 재무부담 가능성도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와의 실적 격차가 확대되면서 3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만에 2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576억원 차이로 우리금융지주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며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이른바 지주 '빅3' 대열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중 뒤쳐졌다는 분석이다. 향후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M&A) 전략 방향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기준 957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1조3737억원)와 신한금융지주(1조1921억원)에 이은 3위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동기(1조1219억원) 대비 1649억원이 감소했지만 2위 신한금융지주가 4025억원이 줄어들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9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201억원) 증가했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비이자이익을 크게 늘린 것이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우리금융지주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4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3분기로만 보더라도 순익은 8994억원으로 전년 동기(8998억원) 대비 4억원(0.04%) 감소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금융지주사 3강 체제로 굳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위인 신한금융지주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처음으로 상반기만에 2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데다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우리금융지주과의 실적 격차는 훨씬 벌어진 상태다. 누적 기준 순익 차이만 5396억원으로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진 데 반해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 순이익 부진에는 핵심 계열사의 우리은행의 실적 악화와 비은행 계열사의 희박한 존재감이 원인으로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2898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3735억원)보다 3.5%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전체 순이익 2조4383억원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3.9%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순익 악화를 상쇄해 줄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의 존재감 역시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 1174억원, 우리금융캐피탈 1091억원, 우리종합금융 18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4.1%·34.8%·73.5% 빠졌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비은행 부문 강화를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유의미한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기대를 걸었던 증권·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 인수·합병(M&A)가 답보 상태에 빠진 동안 그룹의 수익구조 악화와 경쟁력 약화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향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인수·합병(M&A) 전략 방향성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최근 매각 명령이 떨어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 부문의 영업권 확대 측면에서 시너지를 키우기 위함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청권에 영업기반을 두고 있는데 4대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수도권 영업권역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수도권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해 수도권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실익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경우 상반기 경영악화로 각각 248억원, 9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상태다. 우리금융지주가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경영 정상화까지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 건전성 악화로 재무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인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저축은행 인수로 인한 실익도 불분명하다"며 "비은행 인수·합병 전략 방향성에 따라 향후 실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