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치솟는데 최대실적?···JB금융, 수익성 중심 전략 ‘물음표’
충당금 충분히 적립하지 않아 실적 증가한듯 1% 넘는 연체율···'충당금 늘려야' 지적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JB금융지주가 자산건정성 수준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거둬 논란이다.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늘리지 않아 부실에 대한 대비를 소극적으로 한 결과 이익이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JB금융이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4934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 늘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JB금융의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JB금융의 호실적은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은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9월 말 기준 JB금융이 적립한 대손충당금 잔액은 614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3.5% 늘었다. 반면에 부실등급 채권(고정이하여신)은 4078억원으로 같은 기간 57.9% 더 빠르게 늘었다. 그 결과 9월 말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비율은 150.6%로 1년 전 대비 약 17%포인트 하락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선 1.1%포인트 내렸다.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은 결과 부실에 대한 대응능력이 약해진 것이다.
JB금융이 9월 말 충당금 적립비율을 1년 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올해 616억원의 충당금을 더 적립했어야 한다. 이를 비용으로 추가하면 올해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0억원 정도 덜 거뒀을 것이란 게산이 나온다. 충당금 적립 비율이 160% 정도만 유지하도록 하더라도 올해 실적은 작년 대비 더 적었을 것이다.
JB금융은 연체율이 치솟고 있어 충당금 적립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그룹 전체 대출채권 중 원리금 상환을 1개월 이상 연체된 부분(연체율)은 1.06%로 직전 분기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올해 1분기에 연체율이 0.3%포인트 크게 오르더니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아직 금융지주의 실적이 다 발표되지 않았지만, 연체율 상승세를 고려해봤을 때 JB금융이 유일하게 연체율 1%선을 넘은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체율이 오른다는 것은 향후 부실채권 규모가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환이 한 달 연체되기 시작한 채권은 부실등급으로 갈 확률이 높다. 대출채권의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밀리면 부실등급으로 분류된다. JB금융의 부실채권 비중도 9월 말 기준 0.85%로 크게 올랐다. 연체율 추이를 고려하면 부실채권 비중도 1% 수준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만큼 충당금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JB금융이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JB금융은 김기홍 회장이 취임한 이후 ‘강소금융’이란 구호 아래 사업을 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작지만 높은 수익성을 거두는 금융지주가 되겠다는 의미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전북·광주은행은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계부문 신용 대출을 적극적으로 내줬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들에게도 높은 금리로 대출을 많이 취급했다. 나머지 계열사인 JB우리금융캐피탈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고위험 고수익’ 사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는 자산건전성 악화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더구나 내년 경기 상황이 더 좋지 않게 전망되는 만큼 올해는 전체 금융사들이 수익성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코로나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PF 부실은 유의해야 할 변수”라며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이 표면화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JB금융의 문제가 되는 서민금융진흥원 보증부 상품의 경우 실질적인 손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제한적이긴 하다“라며 ”이를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