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년 면사랑, 냉동면으로 B2C 전환 가속페달

냉동면 중심으로 냉동 간편식 시장 공략 정세장 대표 "대기업 버티고 있는 B2C 시장서 소비자에게 이름 알릴 것" 11월 프랑스에 냉동면 7종 수출···향후 미국, 일본 등으로 확대

2023-10-26     이숙영 기자
정세장 면사랑 대표. /사진=이숙영 기자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창립 30년을 맞은 국내 면류 제조업체 면사랑이 B2C로 전환을 가속화한다. 1993년 OEM 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면류 시장을 주도해온 면사랑은 이제 B2C 시장에서 냉동면을 중심으로 B2C 시장에서 '면사랑' 브랜드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면사랑은 지난 25일 충북 진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면사랑은 30년간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바탕으로 ‘K-Food 세계화의 첨병으로 K-Noodle을 전파한다’는 미래 비전을 밝혔다. 

정세장 면사랑 대표는 "면사랑은 30년간 면을 사랑하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면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온 기업"이라며 "앞으로는 B2C 브랜드로 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면사랑이 본격적인 B2B시장 진출을 선포한 것은 지난 2022년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B2C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정 대표는 "2020년 초 코로나로 B2B 식자재 시장이 위축되며 처음으로 역성장을 경험했다"며 "소비자 유통 시장으로 들어가야한다고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면사랑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그려왔다. 면사랑의 매출은 지난 2018년 1065억원을 기록, 첫 연간 매출 1000억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 2019년에도 매출 1114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코로나로 인해 1016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지난 2021년 실적 회복에 성공해 매출 117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매출 1400억원을 내며 다시 정상궤도를 보이고 있다. 면사랑은 올해 연간매출이 최소 1700억원에서 1800억원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사랑 진천공장 입구. /사진=이숙영 기자

면사랑은 지난 1993년 오뚜기 소면 생산을 시작으로 역사가 시작된 기업이다. 정 대표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매형으로 알려진 만큼 오뚜기와 연관이 깊다. 면사랑은 지난 2005년만 해도 오뚜기와 내부거래 비중이 60%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줄여 지난해 15%가량으로 축소했고,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다. 

면사랑은 올해 면사랑이라는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심이 되는 것은 '냉동면'으로, 이를 중심으로 냉동 간편식 시장을 공략한다. 면사랑 냉동면은 다가수숙성 기술 등을 통해 식감과 맛에서 강점을 가진다. 면사랑에 따르면 면사랑 냉동면은 국내 식자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냉동면의 3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 오는 11월부터 프랑스 최대 식품매장 '카르프와 르클레흐'에 냉동팩 냉동용기면 7종을 수출한다. 이어 미국, 일본, 동남아 등에 진출한다. 미국 시장에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베지테리안 제품을 수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으며, OEM 등의 거래선부터 개척할 생각도 있다. 

정 대표는 "회사가 제대로 존재감을 펼치려면 제품 경쟁력도 있어야 하지만 소비자한테 브랜드 이미지가 바로서야 한다"며 "그간 대기업이 버티고 있는 (B2C 시장) 링 위에 올라갈 수 없었지만 이제는 올라갈 계획이다.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인식을 높이고 세계 시장에도 면사랑(Noodle Lovers)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찾은 면사랑 생산시설에서는 면사랑 자신감의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충북 진천 소재 면사랑공장은 지난 2006년 설립된 생산시설로 면 150종, 소스 100종, 고명 50종을 생산하고 있다. 임찬원 공장장은 "면을 바탕으로 한 모든 고명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은 건면 제조공장과 생면·냉면·떡라인 공장, 냉동면소스 공장, 고명라인 공장 등이 분리돼 있다. 건면 일일생산 케파는 55톤이다. 냉면라인의 경우 국내 최대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1일 약 60톤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진천공장은 22개의 해썹 유형 인정을 받았으며, 전체 인력은 500여명에 달한다.  

면사랑 진천공장의 건면 건조과정 /사진=면사랑
면사랑 냉·쫄면 생산 모습. / 사진=면사랑

면사랑 건면은 반죽을 통해 면대를 형성하는 '정형', 형성된 면대를 두 장 붙이는 '복합', 붙인 면을 눌러주는 '아변', 눌린 면을 절출하는 '고정' 과정을 통해 기본적인 면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아변 과정에서는 천장에서 소량의 물이 뿜어져 나와 반죽의 수분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반죽 일부를 떼어 만져보니 촉촉한 수분감이 느껴졌다.

기초작업이 끝난 면들은 건면 생산 과정의 꽃이라 볼 수 있는 '건조' 과정을 거친다. 면사랑은 면이 총 5개의 호실을 거쳐 건조되도록 하고 있다. 1~5호실은 총 500m가 넘는 길이로, 각 호실마다 온도, 습도 등을 섬세하게 조정해 건면 특유의 식감을 살리고자 했다. 실제로 1호실에서 2, 3, 4호실을 거치며 점점 고온으로 변화하다가 5호실부터 다시 선선해졌다.

고명 공장도 둘러봤다. 전날 고명 공장에서는 고명으로 김말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김말이에 들어갈 당면을 삶는 과정과 당면 등 내용물이 김에 말아지는 과정, 이후 컷팅과 1, 2차 유탕을 통해 튀겨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2차 유탕까지 완료된 김말이는 급속 냉각기를 통해 -35~40도에서 냉동됐다. 

정 대표는 "지난 30년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 매진했다. 면사랑은 국내 시장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성장할 여력이 많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면을 세계에 선보여 K-Food와 K-Noodle을 전파해 꿈꾸고, 생각하며, 정성을 다하는 면사랑의 정신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