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실적 개선 전망···“미중 갈등으로 LCD 요청 많아져”

대형 OLED 등 하이엔드 제품 중심 수익구조 개선 집중

2023-10-25     고명훈 기자
LG디스플레이의 97형 OLED TV 패널 / 사진=LG디스플레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액정디스플레이(LCD) 출구 전략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최근 미·중 갈등으로 세트 업체의 LCD 패널 주문이 늘었지만, 관련 증설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5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CD 패널 소싱의 비중 변화에 대한 문의가 최근 늘었다”며 “LCD TV 패널 생산시설이 (중국) 한 지역에 쏠려있는 구조고, 미중 무역 이슈로 고객들 공급망 관리(SCM) 안정 측면에서 소싱 전략 변화를 원하는 상황이어서 공급 요청이 많아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큰 틀에서 LCD에 대한 기존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다만 세트 고객 요청에 대해 유연한 방안을 마련해 LCD 팹의 자사 및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TV 패널에서 중국 비중이 높은 LCD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을 더욱 확대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7세대 LCD TV 생산을 완전히 종료했으며 중국 8세대 패널 라인 규모도 연초부터 50% 수준으로 축소했다.

공급은 줄였지만 수요는 늘었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업체에 집중했던 LCD 패널 구매 비중을 LG디스플레이로 일부 옮길 계획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TV 패널 구매 계획에서 LG디스플레이 비중은 올해 8%에서 내년 16%로 늘어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증설 없이 LCD 물량에 대응하는 한편, 대형 OLED 사업의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원재 LG디스플레이 대형마케팅 담당은 “2024년 이후 하이엔드 수요의 역성장 절하가 예상된다”라며, “재고 정상화에 따른 안정적 고객 기반과 초대형 제품 중심의 하이엔드 포지션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주요 핵심부품과 재료 중심으로 재료비 절감 활동에 집중해 원가 혁신을 지속했고 내년 이후 실수요와 연계한 팹 및 인력 운영 등 고정비·변동비와 전 TV 사업 육성을 통한 생산 면적당 매출액 상향 등으로 수익화 전환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토 사업 부문은 OLED 패널의 매출 기여도가 지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기준 전체 매출 대비 오토 부문 비중을 10% 수준으로 예상했으며 5년 후 10% 중반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잔고는 올해 20조원대 초반에서 2025년까지 30% 성장이 예상된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상품기획담당은 “고부가 탠덤 OLED 수주잔고 비중은 올해 40%대 초반에서 2025년 이후 5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OLED 패널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같이 수익 기여 또한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이날 애플의 아이폰15 최상위 모델에 대한 패널 공급 지연 이슈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말에 프로 모델을, 9월에는 프로맥스에 대한 조건부 품질 승인을 완료하면서 관련 패널 공급이 예상 대비 두 달가량 늦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특정 고객과 관련된 사항을 말하기 어렵지만, 시장에서 인식하는 것과 같이 생산 관련 일부 차질이 있던 건 사실”이라며, “지금은 이 문제를 잘 극복했고 최근 생산능력을 증설했는데 4분기에는 이를 최대한 활용해 지연됐던 부분을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