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낮춘 LS머트리얼즈 IPO, 시장 악화 파고 넘을까
최근 증권신고서 제출하고 공모 본격화 올해 초 예상 몸값보다 낮은 몸값 제시 시장 부진과 구주매출은 흥행 저해 요소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하반기 알짜 IPO(기업공개)로 꼽히는 LS머트리얼즈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세대 2차전지라 불리는 ‘울트라커패시터’(Ultra Capacitor)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증시 환경이 악화된 데다 구주매출이 비교적 높다는 점이 흥행에 우려 요인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S머트리얼즈는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LS머트리얼즈는 2021년 LS엠트론의 울트라커패시터 사업부문이 물적분할 후 설립된 회사다. 울트라커패시터는 급속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에너지저장장치다.
LS머트리얼즈는 오랜만에 나온 LS그룹의 IPO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LS그룹의 첫 자회사 상장은 2016년 LS전선아시아였다. 이후 IPO 시장에서 떠나있다가 다시 추진된 건이 LS머트리얼즈다. LS머트리얼즈는 LS그룹의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상장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을 갖고 있다.
LS머트리얼즈는 웬만한 성장 산업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 관심도가 높은 IPO다. LS머트리얼즈가 생산하는 울트라커패시터의 수요처는 전기차, 로봇, 2차전지, 수소연료전지, 풍력발전기,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첨단산업에 고루 퍼져있다. 게다가 대형 울트라커패시터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세계 1위로 높은 경쟁력을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 예상보다 몸값이 낮게 책정됐다는 측면은 흥행에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LS머트리얼즈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5000억원의 몸값으로 평가됐었다. 하지만 희망 공모가 밴드(4400~5500원)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3721억원 수준이다. 하단 기준으로는 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최근 증시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LS머트리얼즈는 시장가치(EV)를 세전·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인 EV/EBITDA를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지속적인 설비 투자 탓에 감가상각비가 높아 현금창출능력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EV/EBITDA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그런데 비교기업의 시장가치가 하락하면서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하는 EV/EBITDA 평균 배수가 낮아졌다. 대표적으로 울트라커패시터 생산 기업인 비나텍은 올해 4월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4718억원이었다. 이후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25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삼화전기, 남선알미늄, 알루코, 세아메카닉스 등 비교기업 역시 올해 상반기 대비 시장가치가 하락했다. 몸값을 높이기가 올해 상반기 대비 불리했던 셈이다. 이는 할인율에서도 발견되는데 LS머트리얼즈는 최근 IPO 평균보다 낮은 31.49~14.36%를 적용했다.
다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은 흥행 저해 요소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 급등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는 IPO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들로,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힌 서울보증보험이 대외 리스크 직격탄을 맞으며 공모를 철회하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LS머트리얼즈의 구주매출이 다소 높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된다. LS머트리얼즈는 공모주식의 40%에 해당하는 585만주를 구주매출한다. 구주매출은 성장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자금 회수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분류된다. 앞서 인기리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는 모회사 두산의 구주매출 우려를 반영해 전량 신주로 공모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LS머트리얼즈는 내달 8~14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7일과 20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 예상 공모금액은 643억~804억원이며 LS머트리얼즈는 공모금액을 울트라커패시터를 비롯한 기존 사업의 인프라 증설과 연구개발(R&D), 신사업 투자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키움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