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KT-현대차 보은 투자 의혹’ 수사 본격화
16일 박성빈 전 스파크 대표 압수수색···정의선 회장 동서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수사→기업 간 이상 거래 수사 확대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KT와 현대차그룹 간의 이른바 ‘보은 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성빈 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 대표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KT 자회사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시작한 검찰의 수사가 기업 간 이상 거래로 수사 범위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용성진)는 배임 혐의를 받는 박성빈 전 스파크앤어소이에이츠(스파크) 대표의 근거지와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로, 지난 2005년 스파크를 설립했다.
‘보은 투자 의혹’으로 불리는 KT와 현대차그룹 간 투자 의혹은 2019년 시작됐다. 구현모 전 KT 대표가 자신의 쌍둥이 형의 회사를 비싼 값에 인수해 준 현대차에 보은하기 위해 자회사를 동원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동서의 회사를 사줬다는 게 골자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경영난에 빠져있던 ‘에어플러그’의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에어플러그는 구현모 전 KT 대표의 쌍둥이 형인 구준모 대표가 2010년 6월 설립한 회사다.
그로부터 1년 후,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는 박씨가 설립한 스파크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매입하고 자회사로 편입한다.
검찰은 그동안 두 기업의 상호 투자 배경과 위법성을 의심하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당시 KT 클라우드의 스파크 인수 의사결정 과정에 있었던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은 이미 배임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검찰은 ‘특수통’ 용성진(48·사법연수원 33기) 신임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지난 9월 인사 이동한 이후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용 부장검사는 2007년 대전지검에 초임 검사로 부임한 뒤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등을 거쳐 2019년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그는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과 2019년에는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에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