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매력 떨어졌나’···외국인 코스피서 연일 매도

15거래일 연속 순매도···2020년 30거래일 순매도 이후 최장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풀이

2023-10-15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일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특히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8일 이후 1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보였다. 외국인의 이 같은 15일 연속 순매도는 202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외국인은 2020년 3월 5일부터 4월 16일까지 30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외국인은 최근 15거래일 동안 2조51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 외국인 순매도가 강했는데 이 기간 외국인은 1조56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개인이 6315억원, 기관이 911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 같은 모습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올해 상반기 전망과는 달리 금리의 한 차례 인상 후 유지 가능성이 대세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채권 시장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는데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기대감을 반영하는 미 국채 10년물은 지난 4일(이하 현지 시간) 장중 4.8%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으로 중동에 긴장감이 확대된 것이다. 일각에선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우호국 간 갈등이 깊어져 중동 전체가 전쟁의 화마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한국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고금리 환경 지속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 가능성 등 대외 변수가 겹치면서 투심이 약화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외국인은 한국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덜 때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를 활용하는데 최근 삼성전자에 매도세가 몰렸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라고 밝혔다.

실제 외국인이 15거래일 동안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75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영향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시작가인 7만1300원에서 이달 13일 6만8000원으로 4.6% 하락했다. 

외국인은 POSCO홀딩스(5280억원), LG에너지솔루션(3347억원), LG화학(3100억원), KODEX200(2353억원)도 순매도했다. 

이 같은 순매도 기조 속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던 종목도 존재해 눈길을 끈다. 외국인은 기아를 22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KT, SK하이닉스도 각각 905억원, 814억원, 80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편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도 순매도 기조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8일 이후 66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98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146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5% 하락한 2456.15에 장을 마감했다.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