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브랜드는?’ 롯데百 K패션 공들이는 이유
잠실점에 K패션 브랜드 대거 유치 나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신진 브랜드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외 소비자들의 K패션 관심이 나날이 커지자 롯데백화점은 고객 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었던 브랜드들을 잠실점에 집합시켜 잠재적 수요층의 발길까지 붙잡겠단 계획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유명 K패션 브랜드를 잠실점에 입점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노티드월드,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유명 디저트 브랜드뿐 아니라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들까지 대거 입점시켰다.
최근 리뉴얼에 성공한 백화점들의 공통점은 ‘K패션’에 있다. 한때 백화점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명품’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의 K패션 관심으로, 관련 실적은 나날이 상승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8월 더현대서울의 카드결제액 기준 패션 부문 외국인 매출 1위 매장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이다. 마뗑킴 매장 매출은 7월 기준 12억원으로, 영패션 브랜드 단일 매장 중 역대 최대치다. 올해 리뉴얼을 마친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의 국내 최대 규모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 매출도 전년 대비 100% 가량 증가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기존 패션 브랜드 단일 매장의 월 매출은 2억원정도”라면서 “요새 K패션 브랜드는 해외 관광객들의 인기와 수요까지 더해져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백화점들도 K패션 브랜드 입점에 열을 올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K패션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신규 브랜드만 90여개가 입점됐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잠실점에 업계 최초 입점된 마르디 메크리디 오프라인 매장은 개점 이후 몰 내 외국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키셰리헤·아티스트웨어·포셔드·플림스 등 서울시가 발굴한 10개의 K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잠실점 2층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K패션 기획전’을 열고 얼킨·비건타이거·므아므·피노아친퀘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13개 K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온라인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신진 브랜드는 롯데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이 기회로 작용한다. 이날 롯데백화점에서 소개된 K패션 브랜드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고정처가 없다. 롯데백화점 직원은 “신진브랜드에게 고객 접점을 만드는 기회”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방문한 대학생 김아무개씨(23)는 “예전에 무신사, 지그재그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옷들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단 점이 좋다”면서 “잠실점에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서 자주 구경하러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진승현 롯데백화점 패션부문장은 “소규모 신진 브랜드의 경우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도 롯데백화점이 K패션 브랜드들의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전국 점포 1위’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신진 브랜드 발굴에 무게를 두고 있단 분석도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 매출 기준 신세계 강남점에 이은 2위다. 여기에 최근 유통 대기업들의 매출이 쿠팡에 밀리며 일명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에서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쇼핑)’으로 재편되고 있단 평가도 나온다.
결국 롯데쇼핑은 백화점 리뉴얼 카드를 꺼냈다. 신세계 강남점이 신관 증축과 본·신관 리뉴얼로, 리뉴얼 1년 만에 롯데백화점을 제쳤던 만큼,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리뉴얼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일구겠다는 것이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도 최근 ‘롯데쇼핑 CEO IR 데이’ 행사를 열고 “기존 점포 중 본점, 잠실점, 수원점 등 핵심 상권에 위치한 8개의 주요 점포를 전략적으로 먼저 리뉴얼할 것”이라며 “고객이 제일 먼저 찾는 백화점 일번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쿠팡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새전략 짜기에 한창이다”라면서 “전국 백화점 1위라는 타이틀의 상징성이 큰 만큼, 롯데백화점이 신진 브랜드 발굴로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잠실점은 아더에러, 마르디 메크리디, 마뗑킴 등 유명 K패션 브랜드 매장들을 오픈하며 국내 K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유명 K패션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은 물론, K패션 시장을 이끌 새로운 브랜드를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