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속 계속되는 공모주 불패···‘돈넣고 돈먹기’ 열풍부나

추석 연휴 직전부터 IPO기업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 크게 상회한 채 마감 청약증거금 ‘33조’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후 퓨릿 청약에도 7.8조 납입

2023-10-10     이승용 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국내외 악재로 추석연휴 직전부터 국내 증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같은 기간 공모주 시장에서는 불패 행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부터 아이엠티까지 최근 2주 동안 상장한 6개 IPO기업은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를 크게 상회한 채 장을 마감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후부터는 공모주 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한층 본격화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아이엠티도 올랐다···공모주 불패 행진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공정장비 업체 아이엠티는 공모가 1만4000원 대비 48.21% 상승한 2만7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2만8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앞서 아이엠티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수요예측에서 7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1만500∼1만2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4000원으로 확정했고 공모청약에서도 1조3703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납입되며 495.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아이엠티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증시는 간밤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에 이날 상승 출발했으나 정오경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닥은 21.39포인트(2.62%) 하락한 795.00으로 마감하면서 올해 3월 이후 7개월 만에 800선이 무너진 상태다.

아이엠티를 통해 공모주 시장의 불패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인스웨이브시스템즈를 시작으로 밀리의서재, 한싹, 두산로보틱스, 레뷰코퍼레이션, 아이엠티 등 지난 2주 동안 상장한 6개 IPO기업 모두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크게 상승한 채 마감했다.

아이엠티에 이어 다음 상장 기업은 한국알콜 계열의 반도체용 케미칼 제조업체 퓨릿으로 18일 코스닥에 입성한다. 이달 19일에는 신성델타테크 자회사 신성에스티, 20일에는 에스엘에스바이오, 26일에는 워트가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아이엠티 후속 상장기업인 퓨릿 역시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다. 수요예측에서는 533.08대 1의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 (8800~1만700원) 상단인 1만700원으로 확정했고 5~6일 진행된 공모청약에서도 1415.7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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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로보틱스 상장 후 증거금 규모↑

공모주 시장에서 불패 행진이 이어지면서 공모청약 경쟁률도 수백대1을 넘어 네 자릿수대 경쟁률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공모금액 4212억원에 달하는 두산로보틱스 IPO 이후 공모주 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한층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로보틱스 이전 공모청약에서 납입되는 자금은 1조~3조원대에 불과했으나 두산로보틱스는 청약증거금으로 무려 33조1093억원이 입금됐다.

두산로보틱스는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수익을 안겨줬다. 이달 5일 상장 첫날 공모가 2만6000원 대비 97.7% 급등한 5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직후 진행된 퓨릿의 공모청약에는 무려 7조8338억원의 증거금이 입금됐다.

이를 놓고 두산로보틱스의 성공적 상장을 계기로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한층 강화되면서 투자금이 쏠리기 시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부터 11일까지 양일간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신성에스티와 에스엘에스바이오 청약도 최근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성에스티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이자 초전도체 대장주인 신성델타테크의 자회사로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신성에스티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83.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희망공모가범위(1만2000~2만5000원) 상단을 초과한 2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신성에스티는 청약 1일차인 이날 하루동안 15만3777건의 청약이 접수되는 등 흥행이 유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