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 축제 시즌 맞춰 갤S23 FE 출격···‘쓰리 트랙’ 전략

인도에서 중국 비보·오포에 밀려 3위로 추락 준프리미엄급 모델 추가해 고가 제품 수요 공략

2023-10-04     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의 신형 갤럭시 FE 시리즈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2위 시장 인도에서 중국업체에 내줬던 선두 자리 탈환을 노린다. 인도 최대 축제 시즌인 10월에 맞춰 갤럭시S23 FE(팬에디션) 신규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쓰리 트랙’ 전략을 가동하기 위한 라인업 구성을 마쳤다. 8월 출시한 5세대 폴더블폰 시리즈와 함께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았던 갤럭시A54·34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4일(현지시각) 갤럭시S23 FE 신제품을 출시하고, 현지 판매에 돌입한다. 갤럭시S23 FE는 올 초 출시된 갤럭시S23의 팬에디션 모델이다. 기존 S시리즈와 유사한 디자인이면서도, 성능과 가격을 다소 낮춘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에서 FE 모델을 처음 출시한 바 있다. 당시는 국내에도 판매했다. S21은 미국·유럽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판매했으며, 이후 S22는 출시하지 않았다. 회사는 2년 만인 S23 시리즈에서 FE 모델 재출시를 결정했다. 인도, 미국 등 주요 국가를 시작으로 순차 판매할 예정이며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FE 모델 1차 출시국에 인도를 포함한 건 최근 이곳 시장에서 선두권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점으로 인도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해오다 최근 중국업체에 밀렸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8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전월 대비 1% 떨어진 16%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1위를 수성해오던 삼성전자가 7월 중국업체 비보에 밀려 2위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에 한 단계 더 내려간 것이다.

샤오미가 레드미12 모델과 레드미A 시리즈 등 저가형 모델의 강세에 힘입어 점유율 17%로 1위를 차지했다. 비보 또한 근소한 차이로 점유율 17%를 가져가며 2위를 기록했다.

인도 시장은 기존 중저가 제품 중심에서 최근 프리미엄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2만 루피(약 33만원) 이하의 저가형 모델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체 출하량이 전년 대비 9% 떨어진 반면, 3만 루피(약 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 출하량 비중은 증가해 시장 수익의 3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준프리미엄급 모델인 갤럭시S23 FE 출시를 통해 디왈리 등 인도 현지 최대 축제 시즌 수요를 공략하겠단 방침이다. 디왈리는 인도에서 매년 10월 또는 11월에 닷새간 진행되는 힌두교 행사로, 이 기간에는 대대적인 쇼핑 할인 행사가 펼쳐진다. 인도 소비재 판매량의 35%가 해당 시즌에 나올 정도다.

갤럭시S23 FE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200 모바일 AP칩이 탑재됐다. 앞서 IT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북미 지역 판매 모델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세대 1을, 인도에 출시되는 제품에는 엑시노스 2200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는 6.4인치 다이나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가 채용됐으며, 120㎐ 주사율을 지원한다. 5000만화소 메인 카메라와 3배 광학줌, 나이토그래피 기능 등이 탑재됐고,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된 와이드 센서가 동일하게 적용됐다. 이외에 25W 고속 충전을 지원하고, 4500mAh 배터리가 장착됐다.

출고가는 기존 갤럭시S23 대비 200달러가량 저렴한 599달러(약 81만원)로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올 하반기 출시한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플립5를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초도 생산해 현지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판매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8월 폴더블폰 시리즈 사전예약 개시 28시간만에 구매 예약을 진행한 현지 고객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작 대비 1.7배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 판촉 활동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올 3월 출시한 갤럭시A34와 A54 모델로, 현지 법인은 엑스(구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공식 SNS를 통해 해당 제품 관련 홍보 콘텐츠를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