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높인 진단법부터 방사성의약품까지···전립선암 공략 나서는 K바이오

싸이토젠, 내달 20~24일 열리는 ESMO서 새로운 전립선암 진단법 소개 퓨쳐켐, 방사성의약품 전립선암 치료제 FC705 미국 임상시험 1상 완료 전립선암 2030년 28조7000억원 규모 전망···시장 선도 제품은 '엑스탄디'

2023-09-08     김지원 기자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국내 바이오업계가 전립선암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새로운 진단법부터 베스트인클래스 방사성의약품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립선암은 50대 이상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라 불릴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다. 전립선암 시장은 2030년 215억 달러(28조7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8일 싸이토젠은 오는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액체생검을 활용한 새로운 전립선암 진단법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방법은 전립선암 관련 바이오마커인 AR-V7을 기반으로,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활용하는 진단 기술법이다. 

싸이토젠은 CTC(Circulating Tumor Cell, 순환종양세포) 분리 기법 기반의 액체생검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순환종양세포는 혈액 속을 순환하며 암 전이를 유발하는데, 원발암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검체로 최근 주목받는다. 싸이토젠은 CTC를 손상 없이 분리하는 기술을 갖췄다. CTC 분리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검증하며 동반진단하는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올해 ESMO에서 소개할 기술을 활용하면 약 80% 이상의 진단 성공률을 보일 수 있다는 게 싸이토젠 측의 설명이다. 전립선암의 항암제 내성과 관련된 AR-V7은 순환종양세포(CTC)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싸이토젠의 새로운 진단법은 PCR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면역형광염색법을 활용한 진단에 비해 높은 민감도(Sensitivity)를 가진다는 것이다. 

기존 조직생검을 통한 진단은 전립선암 환자의 약 30%만 진단가능하다. 반면 싸이토젠의 새로운 진단법은 조직생검의 진단에 실패한 환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환자 중 조직생검을 통해 진단이 가능한 환자가 있고, 아닌 환자가 있는데, 기존 조직생검은 대상이 되는 환자 비율이 낮은 편”이라며 “해당 기술을 통해 환자에게 진단 기회를 보다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토젠은 해당 진단법을 통해 국내외 제약사 대상의 분석 서비스 제공과 동반진단법 개발, 전립선암 환자 대상 예후 모니터링 기술 개발 등에 활용해 미국 시장 및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표=김은실 디자이너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기업인 퓨쳐켐은 최근 전립선암 치료제 FC705 파이프라인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퓨쳐켐은 지난 6일 방사성의약품 기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 ‘FC705’의 미국 임상 1상의 최종결과보고서(CSR)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1상은 국내 1상에서 얻어진 최적 용량 100mCi를 6명에게 단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1차 평가지표였던 안정성에서 용량제한독성(DLT)은 발견되지 않았고, 전립선암의 표지 인자인 PSA는 감소율 50%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제 2a상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게 퓨쳐켐의 계획이다. 

퓨쳐켐은 특정 질병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과 유사한 펩타이드 화합물을 연구 개발해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시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사성의약품(radiopharmaceuticals) 신약을 개발 중이다. 

전립선 진단·치료제의 경우 PSMA 단백질을 타깃한다. 전립선암에만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PSMA는 전립선암 환자의 약 80%~90%에서 발현되며 정상세포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아 질병의 바이오 마커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퓨쳐켐의 전립선암 치료제 FC705는 동종 기전의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물질로 기대된다. FC705는 2022년 7월 국내 임상 1상을 종료, 임상 2상을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위한 미국 FDA 임상 1상도 완료했다. 

전립선암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뷰 리서치’는 세계 전립선암 치료 시장 규모는 2021년 105억5116만 달러(12조 원) 규모에서 2030년경 215억 달러(28조7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 대표적인 전립선암 치료제로는 미국 화이자와 일본 아스텔라스의 비스테로이성 항안드로겐제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가 있다. 2022년 6610억1000만엔(약 6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시장 선도 제품이다. 같은 기간 각각 18억8100만달러(2조4500억 원)와 17억7000만 달러(2조3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미국 얀센의 항안드로겐제 ‘자이티가’(아바라테론 아세테이드)와 비스테로이드성 ‘얼리다’(아파루타마이드)도 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미국 기준으로 전립선암은 5대 암종 가운데 하나"라며 "발병 환자수가 굉장히 많은만큼, 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