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기업용 SSD 매출 34% 감소···점유율도 5%↓

SK하이닉스 감소폭, 상대적으로 완만···점유율 2%↑

2023-09-01     고명훈 기자
그래픽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기업용(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이 지난 2분기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선두 업체 삼성전자의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북미 시장 확대에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2분기 전분기 대비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3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기업용 SSD 매출은 5억2800만달러(약 6996억원)로, 전분기 대비 34.1% 줄었다. 시장점유율은 전분기(40.1%) 대비 4.9%p 떨어진 35.2%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부터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기존 범용 서버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큰 폭의 매출 하락을 겪었다. 최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제한된 설비투자 계획 내에서 AI 서버 투자를 크게 확대하면서 기업용 SSD 부문 수요는 줄어든 탓이다.

반면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범용 서버 업체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덕에 매출 감소폭이 삼성전자에 비해 완만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기업용 SSD 매출은 3억7400만달러(약 4949억90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8.3% 감소했다. 시장점유율은 전분기 22.9% 대비 2%p 오른 24.9%를 기록했다.

미국 마이크론의 매출 감소폭은 더욱 작았다. 트랜드포스는 마이크론이 서버 고객사들의 꾸준한 SATA 전용 SSD 주문에서 수혜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의 2분기 기업용 SSD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8% 감소에 그친 2억1400만달러(약 2832억3000만원)로 집계됐으며 점유율은 14.3%로 3.4%p 올랐다.

기업용 SSD 시장의 전체 매출액은 15억달러(약 1조 9852억 5000만원)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24.9% 감소했다. 이같이 대폭 감소한 배경에는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클라우드 주문이 작년 대비 줄어든 영향이 컸다. 북미 일부 업체들이 AI 서버 투자를 늘리면서 서버 플랫폼 생산 일정을 연기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의 확산이 메모리 수요 관점에서 완전한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려면 AI 서버 투자 확대가 일반 서버 수요를 위축시키는 형태가 아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AI 서버는 일반 서버 대비 약 12~27배 높은 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이로 인해 올해 AI 서버 시장은 118만대(2022년 대비 38%) 수준으로 고성장하는 대신, 일반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I 서버에 대한 수요 강세가 여전할 것으로 보여 서버업체들이 ​​높은 재고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재고 관리 수준이 지속 강화됨에 따라 3분기 기업용 SSD의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약 15%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