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곤두박질’ 바이오노트, 美 동물진단으로 돌파구 모색
바이오노트, 올해 1분기부터 적자전환 "동물진단 사업에서 신성장동력 마련"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바이오노트의 실적 부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제품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평가다. 회사는 본업인 동물진단 분야 사업을 강화하고 미국 진출 속도를 높여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노트는 올 1분기부터 엔데믹 직격타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진단제품 수요가 대폭 줄어들면서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바이오노트는 엔데믹으로 부진한 실적을 동물진단 분야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2003년 설립된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진단제품과 진단제품 원료 등을 개발 생산하는 진단업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진단시약을 제공하면서 급성장했다. 다만 엔데믹 이후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누적 매출액은 약 466억원, 영업적자는 554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노트의 지난해 매출은 약 4800억원, 영업이익은 3000억원에 육박했지만, 올 1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바이오노트뿐만 아니라, 국내 진단업계는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꺾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진단키트 대표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역시 올해 적자 전환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진단기업은 코로나19 기간 쌓아놓은 현금 실탄을 내세워 신성장동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바이오노트는 축적된 동물진단 분야 노하우를 내세워 해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동물진단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 입지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노트는 지난 1분기 미국 최대 규모 수의 컨퍼런스에 참여해 동물용 형광면역분석 제품 ‘Vcheck F’와 분자진단 제품인 ‘Vcheck M’등을 소개하며 해외 영업을 늘리고 있다. Vcheck F는 뛰어난 민감도를 가진 형광물질을 적용해, 정확한 검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바이오노트의 설명이다. 지난 4월엔 미국 3대 유통사 중 하나인 코베트러스(Covetrus)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코베트러스는 바이오노트의 제품에 대한 미국 유통을 맡는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미국 체외진단 업체 메리디안과 사업 시너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메리디안은 분자진단용 원료 경쟁력, 영업망,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메리디안과 협력해 미국 시장 침투력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노트는 개 심장사상충 항원 측정 진단키트인 ‘Rapid CHW’와 개 파보바이러스 항원 진단제품인 ‘Rapid CPV’ 등을 미국에서 공급 중이다. 동물용 형광면역분석 제품 Vcheck F와 시약 제품도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대형 체인 동물병원과 수의진단 연구 실험실 영업을 통해 미국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동물진단 제품들에 대한 미국 농무부(USDA) 등록 절차를 밟고, 제품에 따라 임상 인허가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진단 사업에서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분자·생화학진단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생화학진단, 혈액검사, 소변검사, 차세대 화학발광 검사 등으로 동물진단 제품 다각화를 준비 중이다. 동물 항체치료제 및 백신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바이오노트는 항체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총 210억 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바이오노트는 상트네어와 동물용 항체 신약을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산업은 아직 구조적 성장의 초입단계에 있다. 다만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반려동물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유한양행, 종근당바이오, 동국제약, 일동제약 등이 반려동물 치료제와 진단키트, 건기식 제품을 출시했다. 통신업계에서는 SKT가 반려동물 진단 시장에 가세했다. SKT는 인공지능(AI) 기반 반려동물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을 내세워 펫테크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물용 의약품과 진단제품은 인체의약품에 비해 개발 시간이 훨씬 짧은 것도 장점으로 주목된다. 국내에선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품목허가 절차를 담당하고, 미국에서는 농무부(USDA)가 승인한다.
바이오노트는 “반료동물 시장 선진국인 미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약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반려동물의 가족화 현상으로 지속적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미국 동물진단 사업에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