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 찾기 분주···수젠텍·랩지노믹스, ‘본업’ 경쟁력 키운다

수젠텍·랩지노믹스, 코로나外 진단으로 신성장동력 확보 팬데믹 3년 간 현금 실탄 장전···핵심 사업으로 재도약 준비

2023-08-11     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수젠텍과 랩지노믹스가 각사의 뼈대가 되는 사업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짜는 모양새다. 다수의 진단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사업으로 눈 돌리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양사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외형을 성장시킨 데 이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수젠텍과 랩지노믹스가 코로나19 진단제품 외 분야에서 수익 창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특히 양사는 코로나19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에 대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수젠텍, 랩지노믹스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니어

수젠텍과 랩지노믹스는 지난 2020년, 2021년, 2022년 코로나19 진단제품으로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은 커진 외형과 실탄을 기반으로 각사의 본업이 되는 사업 제품을 다각화하고 기술력을 제고시키고 있다.

◇ 수젠텍, 모태 사업 ‘펨테크’ 제품 다각화

수젠텍이 의료시장에 이름을 알린 계기는 디지털 임신, 배란 셀프테스트 키트 ‘슈얼리’를 출시하면서다. 수젠텍은 2017년 다중 키트분석기(Multiplex BLOT) 제조업체인 케이맥바이오센터를 인수 합병했다. 자회사 합병을 통해 제조시설을 확보하면서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수젠텍 관계자는 “임신 배란 진단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당시엔 여성 호르몬 진단 기술만 보유하던 상태였고, 2017년부터 자체 생산시설을 통해 제품 개발과 생산까지 아우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1년 회사 설립 이후 여성 호르몬 진단제품으로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젠텍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년 동안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중심으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2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90% 이상이 코로나19 제품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비코로나 진단 분야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여성 호르몬 자가 진단과 알레르기 진단 분야가 대표적이다.

특히 펨테크(femtech) 사업을 강화해 회사의 모태 사업인 여성 호르몬 진단 사업에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장전된 현금력을 바탕으로 펨테크 제품의 해외 저변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펨테크(Femtech)는 여성을 의미하는 피멜(Female)과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결합한 합성어다. KB금융지주연구소의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 펨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 글로벌 펨테크 시장 규모는 약 80조원(6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젠텍은 2022년 12월 여성 호르몬 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슈얼리 스마트’ 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였다. 슈얼리 스마트는 모바일 앱이랑 연동해 여성 호르몬을 진단·관리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다. 소변을 통해 배란, 임신, 폐경 및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진단이 가능하다.

수젠텍은 올해 8월 슈얼리 스마트의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제품 패키지와 로고 등을 변경할 예정이다. 올해 4월에는 슈얼리 스마트와 ‘슈얼리 스마트 배란 듀오’, ‘슈얼리 스마트 완경 듀오’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 받았다.

수젠텍은 “슈얼리 스마트는 작년 12월 출시 이후 올 상반기 국내 유통처를 통해 공급이 시작됐다”며 “올해 9월 올리브영 입점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제품은 올해 4분기부터 미국 공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 랩지노믹스, 핵심 사업 ‘NGS 진단’ 해외 공급 확대

랩지노믹스 역시 수젠텍과 마찬가지로 회사의 핵심 사업인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진단 분야에서 중장기 비전을 짜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2002년 설립돼 체외진단서비스와 진단제품 개발업을 하는 기업이다. NGS 기반의 비침습 산전 기형아 검사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랩지노믹스는 2020년부터 전체 매출에서 코로나19 관련 제품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해왔다. 특히 실시간(Real-time) PCR 방식의 분자 진단키트 매출 호조가 수익성을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엔 동반진단유전자검사 제품을 선보이며 NGS 유전자 검사 경쟁력을 제고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랩지노믹스는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의 표적항암제 치료에 활용되는 ‘동반진단유전자검사(ODxTT)’ 시장 진출을 알렸다. 현재 국내 대형 암 전문 병원들과 서비스 공급을 추진 중이다.

랩지노믹스는 “동반진단유전자검사 서비스는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곤 알맞는 표적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라며 “오래전부터 암 패널 검사 등 암 NGS 유전자 검사 기반의 진단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랩지노믹스는 해외 NGS 유전자 검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베트남과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산전 기형아 검사, 신생아 유전자 검사, 개인 유전자 검사, 암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시장 확대를 통한 영업 채널 다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유전자 데이터를 확보해 NGS 유전자 검사 기술력을 제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랩지노믹스는 “미국에서는 클리아랩 인수를 통한 NGS 기반 진단 서비스 진출을 앞두고 있다”며 “국내 NGS 진단 유전자 검사는 의료기관과 대형병원이 주요 고객사로, B2B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