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中 단체 관광 재개 소식에 ‘방긋’···하반기 고공비행 기대
중국 정부,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키로···사드 이후 6년만 중국, 일본과 함께 최대 여행지···일본과 동남아에 치우친 수익성 구조 개선 예상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밝히며 국내 항공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행 단체관광객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아 여행객이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이번 단체여행 제재 해제를 계기로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날 한국, 미국, 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 관광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1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60여개국에 대해 단체여행을 허가했지만 한국의 경우 미국, 일본 등과 함께 단체여행 허용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여행 빗장을 풀 경우 지난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6년여만에 단체여행이 재개되는 셈이다. 그동안 일부 여행사 및 지역 등을 통해 단체관광여행상품 판매가 이뤄졌지만, 이번엔 공식적으로 여행 제한이 풀리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중국 노선 여행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올 상반기에는 엔데믹 이후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여기에 중국인 여행객까지 더해질 경우 항공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사드 이전 중국 노선 여행객 일본보다 많아···단일 국가 1위
올해 엔데믹 후에도 항공업계는 중국 노선이 회복되지 않아 ‘반쪽짜리 정상화’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중국 노선은 일본 노선과 함께 단일 국가 중 최대 여행 실적을 기록했었기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사드사태 이전인 지난 2016년 중국 노선 여행객은 1985만명으로 단일 국가 중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사드 사태 이후 1394만명으로 떨어지며 일본(1904만명)에게 1위 자리를 내줬고, 이후에도 일본보다 여행객이 뒤처졌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 10월 여행이 풀리면서 올해 폭발적으로 늘어나 1~7월 기준 1020만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1301만명)의 78% 수준까지 회복된데 비해, 중국은 265만명으로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반기부터 중국 단체 여행이 확대되면서 여행객이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올라오게 될 경우 국내 항공사 실적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현재 중국 노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을 포함해 17개 노선을 운항 중이며, 아시아나는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특히 아시아나의 경우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사드사태 이전인 지난 2016년 4분기 기준 아시아나 중국 여객노선 매출 비중은 19.5%로 동남아(23.3%)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4%로 급감했다.
아시아나는 중국 여행객 감소로 지난 6월부터는 일부 노선에 대해 감편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번 단체여행 허용으로 해당 노선이 재개될 경우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중국 단체여행 재개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만큼은 아니지만 LCC도 중국 노선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LCC 중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의 경우 현재 인천~칭다오·웨이하이·옌지·옌타이·하얼빈·스자좡·자무스, 부산~스자좡·장자제, 제주~베이징·마카오 등 11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는 제주~상하이를, 티웨이항공은 청주~연길, 대구~장자제, 인천~제남·싼야를 운영 중이다. 에어부산은 부산~칭다오·시안·옌지·장자제·마카오 노선에서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 일본·동남아 중심 수익 구조에서 탈피
항공업계는 올 상반기 엔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해외 여행객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여행객 대부분이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치우쳐져 하반기부터는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 악화를 우려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단체여행이 재개될 경우 노선 다변화를 통해 향후에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증권업계 등에선 출혈 경쟁에 따른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항공업계 실적을 기존보다 하향조정했는데, 이번 중국 노선 확대로 다시 전망치가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7742억원, 아시아나 2037억원, 제주항공 1023억원, 진에어 790억원, 티웨이항공 600억원 등으로 아시아나와 제주항공을 제외하면 상반기보다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