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파운드리 8인치 고도화에 2.3조원 투자
2030년 매출 4조원 목표···2022년比 2.4배↑ DB글로벌칩, 사업 다각화 집중해 연매출 4배 성장 목표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DB하이텍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육성을 포함한 8인치 파운드리 고도화에 오는 2030년까지 총 2조 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는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소재로, 해당 반도체 개발 및 양산 투자에만 총 1조 185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DB하이텍은 투자를 늘려 2030년까지 연매출 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매출(1조 6753억원) 대비 2.4배 수준이다.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4대 중점 분야를 선정해 파운드리에서 기존 8인치 사업 고도화와 12인치 신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한편, 팹리스 부문은 자회사 DB글로벌칩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SiC는 실리콘(Si)과 탄소가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로 일반 실리콘 웨이퍼 대비 내구성과 전력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며, GaN은 금속과 질소를 합친 갈륨 소재로 고온과 고전압에 강하다. 두 소재 모두 고효율과 고출력을 요구하는 차량용 반도체, 통신 등 첨단 산업에 적합한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지목된다.
◇ GaN 투자 확대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도전장
GaN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 8인치 GaN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으며, SK하이닉스 또한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 키파운드리를 통해 GaN 개발을 진행 중이다.
DB하이텍은 연내 8인치 GaN 신규 공정에 약 480억원을 투입하고, 양산 투자에는 총 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말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 상용화가 목표다.
지난해 이미 370억원을 들여 SiC 양산 장비 발주를 완료했다. 추후 양산 투자에 7000억원을 들일 예정이며, 내년 말 또는 2025년 공정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 외에 DB하이텍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8인치 파운드리에 6001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 2019~2020년 투자액 대비 3.4배 증가한 수준이다. 증설에 2158억원을 들여 생산능력을 전년(12만 9000장) 대비 17% 증가한 15만 1000장까지 끌어올렸으며, 노후장비 대체 등 생산성 향상에 2581억원을 투입했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라인업 확대를 위한 신규 공정 개발에도 1262억원을 들였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이후에도 2030년까지 8인치 파운드리 고도화에만 총 2조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발표한 내용 외의 투자액 역시 케파 증설과 생산성 향상, 신규 공정 개발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12인치 시장 진출에 M&A도 고려
DB하이텍은 12인치 파운드리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는 팹리스와 공정·IP(설계자산)사, 정부 등과 ‘상생팹’을 구성하는 파트너십 형태 또는 인수합병(M&A) 방식으로 12인치 파운드리에 진출할 예정이다. 파트너십 방식을 선택하면 2조 5000억원이, M&A를 한다면 1조원이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두 방식 모두 월 2만장 수준의 케파를 목표로 한다.
유진투자증권은 “DB하이텍이 12인치 파운드리로의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으나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위한 SiC 및 GaN 등 화합물 반도체 공정 개발 진행 중인 점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은 2030년까지 8인치 사업 매출에서 1조 8000억원을, 12인치에서 5000억원을 달성해 총 2조 3000억원의 연매출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팹리스 부문 자회사 DB글로벌칩은 기존 3000억원에 이르던 브랜드사업부 매출액을 2030년까지 4배 성장시켜 1조 2000억원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먼저, 사업분할 이후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액정디스플레이(LCD) 중국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기존 IT 제품군에서 TV와 모바일 부문으로 확대한다. 이외에도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전력관리칩(PMIC) 등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5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 이후 2027년부터 2030년까지 2000억원 규모의 M&A 투자로 사업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연매출 3000억원을 목표로 반도체 공급망 및 친환경 사업 등 신수종사업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아직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는 수준이지만 친환경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및 폐배터리, 반도체 공급망 관련해서는 장비나 원재료 측면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