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兆’ 넘어선 기아···영업이익률은 현대차 추월
기아, 2분기 영업이익률 13.0%로 현대차(10.0%) 앞서 고수익 RV 차종 판매로 수익 높여···RV 판매 비중 68% 하반기도 긍정적 전망···올해 영업익 10조원 달성 예상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기아의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3조원을 넘어섰다. 앞서 현대자동차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기아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올해 영업이익 10조원 달성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현대차를 앞섰다. 고수익 RV(레저용 차량) 판매 강점이 평균판매단가(ASP·Average Sales Price) 상승의 원인이 됐다. 기아는 하반기 EV9 수출을 본격화하며 RV 위주의 판매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27일 기아는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2분기 기아는 ▲매출 26조2442억원(전년 比 20.0%↑) ▲영업이익 3조4030억원(52.3%↑) ▲당기순이익 2조8169억원(49.8%↑)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80만7772대를 기록하며 10.1% 증가했다.
기아가 분기 영업이익 3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조87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는데, 곧바로 전 분기 실적을 뛰어넘었다. 기아는 3개 분기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해나가고 있다.
◇ 고수익 차종 판매로 ASP 상승···영업이익률 13.0% 기록
기아의 호실적엔 전반적인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고수익 RV 차종 판매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기아에 따르면 RV 판매 비중(중국 제외)이 역대 최고치인 68.0%에 달했다. 10대 중 7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RV 차종을 판매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RV는 세단보다 수익이 높다.
고수익 RV 차종 중심의 판매로 기아의 ASP는 3460만원에 달했다. 평균적으로 한 대당 3460만원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ASP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0.3%나 상승했다.
ASP 상승은 높은 영업이익률로 이어졌다. 기아는 2분기 영업이익률 13.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영업이익률 10.0%보다도 높은 수치다. 최근 기아는 현대차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자체는 현대차보다 낮지만, 수익성은 더 좋은 상황이다. 올해 2분기 현대차는 매출 42조2497억원, 영업이익 4조2379억원을 기록했다.
고수익 차종 판매 외엔 원화 약세가 수출에 도움이 됐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상승한 1315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2분기 국내서 15만816대(전년比 7.1%↑), 해외서 65만6956대(10.8%↑)를 판매했다.
또 낮은 인센티브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코로나19 시기에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며 공급 대비 높은 차량 구매 수요가 이어졌다. 이에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며 인센티브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 올해 영업이익 11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반기 EV9 수출 본격화
기아는 하반기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고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판매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아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전 지역에서 기아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제품 전반에 걸쳐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공급 확대를 통한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출시한 EV9을 비롯한 고수익 R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아는 올해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기아는 올해 ▲매출 100조원 이상 ▲영업이익 11조5000억~12조원 ▲영업이익률 11.5~12.0%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앞서 기아는 올해 목표를 ▲매출 97조6000억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9.5%를 목표로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목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10조원 달성도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실적 목표는 보수적으로 집계된다. 올해 1분기 기아는 영업이이익 2조874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6조2770억원에 달한다.
기아는 하반기 EV9 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3분기엔 유럽과 미국 수출용 EV9 양산에 들어가고 4분기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중국에선 EV5와 EV6 등을 판매할 예정이며, 최근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선 신형 셀토스를 통해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전기차 수익성 개선은 향후 과제로 떠오른다. 2분기 들어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기아 관계자는 “다른 업체에 비해 비교적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가져가고 있다”며 “원가경쟁력을 기본으로 가져가며 전기차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EV 판매 속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