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은행 뿐인데···BNK금융, 수익성 악화에 ‘고민’
부산·경남은행, NIM↓···저원가성예금 감소탓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하반기도 확보 어려울듯 주담대 금리 크게 낮췄는데···수익성 더 하락할 전망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최근 BNK금융지주가 은행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고민이 큰 분위기다. BNK부산·경남은행은 올해 상반기 동안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해 수익성이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줄어든 BNK금융은 은행마저 부진하면 올해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NK금융의 당기순익은 4602억원(지배지분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9% 크게 줄었다. 2분만 놓고 보면 감소폭은 더 컸다. 2분기 순익은 지난 1분기 대비 20.8% 쪼그라든 203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감소의 핵심 원인은 비은행 계열사 때문이다. 최대 비은행 계열사인 BNK캐피탈의 상반기 순익 71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다. BNK투자증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상반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줄어든 188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늘어 그룹 전체 순익이 덜 줄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버팀목인 은행도 하반기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분기 실적 자체는 전 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부산은행(1209억원)과 경남은행(763억원)의 2분기 순익은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6.8%, 10.2% 크게 줄었다.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순이자마진·NIM)이 하락세로 돌아선 결과다. 부산·경남은행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NIM이 하락했다.
문제는 두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하지만, 금리가 0.1% 이내에 불과한 수신 상품을 뜻한다. 은행 입장에선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통한다. 저원가성 예금을 많이 확보하면 대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커져 적극적인 대출 영업이 가능한 동시에 수익성도 챙길 수 있다.
부산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18조4127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9% 감소했다. 경남은행(11조6379)은 같은 기간 1.8% 줄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6월 말 저원가성 예금(요구불예금)은 약 624조원으로 지난해 말(625조) 규모로 거의 회복했다. 최근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기성 자금이 대거 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경남은행은 좋은 시장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올 하반기에도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는 것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말부터 저축은행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파킹통장 금리를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 연 2.8%였던 파킹통장 금리를 연 3.5%로 인상했다. OK저축은행은 1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5%의 파격적인 금리도 내걸었다.
파킹통장은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하지만, 금리가 저원가성 예금보다 더 높다. 저축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면 부산·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입는 타격은 더 크다. 부산·경남은행은 결국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금리가 높은 정기예·적금에 더 의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두 은행의 수익성은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부산·경남은행은 최근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대로 크게 내렸다. 예금으로 내주는 이자는 더 많아지는 반면 대출자산으로부터 받는 이자는 줄어든 셈이다. 경남은행은 주담대 상품인 'BNK모바일주택담보대출'을 연 3.69%로 책정했으며, BNK부산은행의 ONE아파트담보대출 역시 최저 연 3.96%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이달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35~6.97%를 기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은 은행의 중요한 영업기반이다"라며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가운데 하반기 주담대를 늘리면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선 결국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