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vs 한화오션, 수주전 ‘2라운드’···12兆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 정면승부

‘전초전’ 국내 호위함 대결에선 한화오션 승리 현대重, 글로벌 1위 LNG선 조선소···“친환경 기술로 추가 일감 확보”

2023-07-24     유호승 기자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 사진=HD현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전 2라운드가 카타르에서 열릴 전망이다. 카타르가 12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에 나서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해당 물량을 따내기 위해 현지에서 정면승부에 나선다.

24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는 2027년까지 LNG 생산량을 기존 연간 7700만톤(t)에서 1억2600만t까지 증산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규모는 최대 400억 달러(약 51조4200억원)로 총 2단계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는 1·2차에 걸쳐 LNG선을 대량 발주 중이다. 1차 프로젝트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가 54척의 일감을 따냈다. 이번 2차 물량은 최대 40척 규모로 발주 금액은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추가 발주 물량까지 국내 조선사가 확보한다면 100여척의 LNG선 일감을 확보하는 셈이다. 3년치 일감이 이미 쌓인 상황에 더해 조선업 슈퍼 사이클의 무게감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코트라 관계자는 “카타르는 인구 270만명 규모의 작은 시장이지만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발주가 경제 활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LNG 등 천연가스 수출 1위국인 만큼 선박 발주량이 많아 국내 조선업계가 추가 일감을 대량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 수주전을 펼친 바 있다. 이 대결에선 한화오션이 미소를 지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단, 1라운드에서는 한화가 승리했지만 이 사업의 규모는 8300억원 수준이다. 카타르 프로젝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아, 두 조선사의 자존심 싸움의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본격적인 경쟁은 카타르 프로젝트부터 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특성상 국내보다 해외에서 수주하는 물량이 많은 만큼, 국내 대표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전은 이제부터”라며 “조선소별로 카타르 맞춤형 전략을 내세워 최대한 일감을 많이 따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두 조선사의 LNG선 수주전 양상을 보면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보다 몇 걸음 앞선 모습이다. 국내 조선사는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에 발주된 LNG선 물량 34척 중 28척을 수주했다. 이 중 HD현대중공업 등 한국조선해양이 따낸 물량은 18척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맞춰 친환경 기술을 대거 적용한 LNG선 건조와 납기일 준수로 해당 물량 수주량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많은 일감을 확보한 만큼 선박을 차질 없이 건조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는 동시에 추가 수주에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LNG선을 4척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한화그룹에 통합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글로벌 영업력을 총동원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일감확보가 쉽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이 올해 상반기에 물량확보가 다른 조선사보다 낮은 이유는 경쟁력 부족이 아닌 상황에 따른 수주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하반기부터는 카타르 LNG선 일감확보를 위해 글로벌 영업역량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물량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