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IT서비스 개편 TF 구성 진행···관건은 외부전문가 수혈과 전략

우리금융, 그룹 IT서비스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으로 변경 IT경쟁력 타 금융사 대비 뒤쳐져···외부전문가 수급과 실행전략이 관건 사상 최초 시도 만큼 어느 때보다 그룹 차원 주도면밀한 전략 수립 필요 조직개편·그룹 간 협력체계 구축·콘트롤타워 신설 등 숙제···치밀하고 단계적 접근 필요

2023-07-19     김태영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에서 열린 우리카드 상생금융 출시 기념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 및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그룹 IT서비스를 위탁 운영하는 방식에서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으로 변경했다. 내년부터 주요 IT서비스를 자회사 직접 수행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만큼 외부전문가 수급과 함께 실행 전략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계적 개선이 아닌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면서 리스크 역시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주도면밀한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IT서비스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에프아이에스(우리FIS)가 힘을 합쳐 IT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동안 우리금융지주는 전산 통합 관리에 의한 그룹 시너지 확대를 위해 그룹 IT서비스를 우리에프아이에스에 위탁해 운영했다. 지난 2001년 우리금융정보시스템(현 우리에프아이에스)을 금융IT전문 자회사로 편입한 후 지금까지 아웃소싱 체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경영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우리금융은 주요 IT 개발 및 운영 업무를 은행과 카드사가 직접 수행하는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IT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 역량 내재화가 필요하다"며 "혁신 추진 과정에서 은행, 카드, FIS 대표이사 등 임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혁신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이러한 선택이 불가피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은 한 때 1세대 모바일뱅크 '위비뱅크'를 출시하며 퍼스트무버로서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지만 현재 IT경쟁력은 타 금융사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비톡'이다. 우리은행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위비톡'은 지난 2016년 1월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5년만인 지난 2020년 1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종료 이유는 지속적인 이용자 수 감소였는데 이를 놓고 시장 트렌드를 그룹 디지털 혁신 속도가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위비톡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며 "가입자 수가 정체되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뱅킹 앱 경쟁력도 타 은행에 비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 통합앱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713만명으로 KB국민은행(1215만명), 신한은행(945만명)에 밀린 3위를 기록했다. 인터넷뱅킹 후발주자인 하나은행(562만명)의 추격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배경을 감안하면 단계적 개선이 아닌 대대적 혁신을 선택한 우리금융그룹의 입장이 어느정도 이해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사상 최초 시도인 만큼 어느 때보다 그룹 차원의 주도면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핵심 변수는 향후 IT 전문 인력 충원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한 방법이다. 주요 은행에 비해 모바일 강화가 늦어진만큼 전문가들은 이미 타사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인데 청사진과 별개로 전문가 수혈이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이번에도 유의미한 효과가 없다면 모바일 경쟁에서는 타 은행과 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세부 사항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구성 중인 공동 TF에서 논의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IT서비스 혁신을 위해서는 인력충원 뿐만 아니라 조직개편, 그룹 간 협력체계 구축, 콘트롤타워 신설 등의 과제들이 함께 연결돼 있다"며 "치밀하면서도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