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조 육박’ 무신사, 패션 커머스 첫 IPO 노리나
투자 혹한기에도 무신사,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올려 최근 이커머스 재무통 영입···내년 하반기 IPO 검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한 무신사가 4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확보했다. 이커머스 3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한 무신사는 투자 혹한기에도 추가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무신사는 최근 이커머스 재무통을 무신사 신임 CFO(경영지원부문장)로 기용해 패션 이커머스 첫 IPO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인 웰링턴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총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불황으로 벤처·스타트업 업계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무신사가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면서 기업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무신사 기업가치는 3조원대 중반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초 거론됐던 4조원대 몸값에는 못미친다. 그러나 무신사는 유통업계 최강자로 꼽히는 이마트(2조1799억원), 롯데쇼핑(1조9887억원), 신세계(1조8617억원), 현대백화점(1조2637억원) 등 시가총액보다 높은 수준이다.
무신사는 2001년 포털사이트 프리챌에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무신사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 운동화로 다양한 연령대의 구매력 있는 고객들을 확보했다. 이후 무신사는 2009년 무신사 스토어를 론칭하며 온라인 패션 편집숍 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무신사는 지난 2020년, 2021년 코로나19로 패션업계가 실적 침체기를 맞았음에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무신사는 2019년 매출 2197억원에서 지난해 7083억원으로 매년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 무신사는 글로벌 스토어, 솔드아웃 등 신규 서비스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대폭 감소됐다.
무신사 거래액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020년 거래액 1조200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2021년 2조3000억원까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무신사 거래액이 3조4000억원, 올해는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무신사는 지난 2019년 글로벌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에서 약 1000억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2021년 세쿼이아캐피털과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여기에 무신사는 2000억원 투자를 추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무신사의 2000억원 규모 투자는 KRR이 주도하고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합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지난 2014년 쿠팡에 투자한 이후 10년 만에 한국 비상장기업에 투자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다만 무신사 관계자는 “2000억원 규모 투자금 유치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무신사가 투자를 지속 받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중장기적으로 IPO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무신사는 최근 최영준 전 SSG닷컴 재무관리담당을 신임 CFO로 신규 선임했다. 한창수 기존 무신사 CFO는 계열 투자 전담 법인인 무신사파트너스 대표를 맡게 됐다.
최 신임 CFO는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이다. 최 CFO는 티몬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으며 첫 월간 흑자를 이끈 이력이 있고, SSG닷컴에 재직할 때는 IPO 추진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무신사는 골드만삭스의 홍순준 상무를 영입했다. 통상 스타트업들이 IPO를 추진할 때 파이낸싱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영입한다는 점에서, 무신사가 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무신사는 온라인 기반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무신사로지스틱스 신규 물류센터를 마련해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 빠른 배송 서비스 플러스배송을 구축했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2곳(강남·홍대)과 입점 브랜드 팝업을 위한 공간 무신사 테라스(성수·홍대)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무신사는 대구와 부산에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무신사는 성수동 소유 부지에 대형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업무 공간 통합을 위한 10층 규모의 신사옥도 추가 구축한다. 기존 본사 사옥, 공유 오피스 등과 함께 성수동 ‘무신사 타운’ 조성에 나서는 것이다. 즉 무신사는 성수동 일대를 무신사 타운으로 조성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MZ세대를 확보하는 동시에 성수동 일대 자산 가치 상승으로 부동산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다.
아울러 무신사는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무신사는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13개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IPO 시장 상황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