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배터리 투자 늘려···한국도 글로벌경쟁 대비해야”

한국은행 “안정망 구축 관련해선 협력 강화해 생산효율성 제고할 필요성 有”

2023-07-16     엄민우 기자
/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일본이 경제회복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와 배터리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가능성은 적겠지만 우리 주력분야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한국도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은행 간행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일본의 투자 회복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은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산업에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2021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이후 첨단분야에서도 유사한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 일본이 반도체배 터리 자급력 제고 및 공급망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 투자는 범용반도체의 자국내 양산과 차세대반도체 제조역량 강화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최근 TSMC, 웨스턴디지털 등 대만·미국 반도체업체의 시설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단기간에 범용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본은 배터리 부문에서도 정부 지원 하에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일본 정부는 ’배터리산업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용량의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던 도요타는 2026년 연간 150만대 전기차 판매, 2027~28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 양산 등을 목표로 일본 국내에 4000억엔을 투자하는 등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능력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본의 투자 움직임과 관련, 보고서는 ▲반도체·배터리 부문에서의 높은 기술력 ▲미중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안정성 부각 ▲일본 정부의 지원 확대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봤다.

일본은 첨단 반도체·배터리 기초연구역량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장비·소재 기업들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기술력이 일본 반도체·배터리 산업이 자국 생산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중 갈등으로 중국·대만에 대한 투자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이 과거의 ‘덜 매력적인 투자처’에서 ‘덜 위험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 같은 변화를 좋은 기회로 인식하고 기업보조금 지급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모두 한국의 주력 효자상품인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향후 일본이 반도체 및 배터리 투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까지 많은 난관이 존재해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일본 투자가 궤도에 오를 경우 우리 주력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일본은 소재장비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요구되는 부문에서는 일본과 협력강화를 통해 생산효율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