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발주 임박”···배터리 3사 증설 러시에 장비업체도 호황
필에너지 IPO 기자간담회 "대규모 수주 따른 운용자금 마련" 올해 배터리 업계 장비 발주 규모 340Gwh, 전년 대비 121% 성장 "유럽 신규 배터리 업체 신·증설 따른 수혜 가능성 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이차전지 전방 산업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배터리 장비업체도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대규모 생산설비 건설 계획에 따른 발주가 임박해지면서 주요 장비 업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장비업체 필에너지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고, 내달 4일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다.
필에너지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PO 추진 배경에 대해 “운용자금 마련”을 이유로 들었다.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부품 구입, 공장 증설 등 투입해야 할 자금이 대폭 늘었다는 얘기다.
이차전지 생산 핵심 설비인 노칭(Notching)과 스태킹(Stacking)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필에너지는 삼성SDI를 고객사로 두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삼성SDI는 그간 경쟁사에 비해 증설에 보수적이었지만, 최근 제너럴모터스(GM)과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연산 30GWh 이상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섰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달 29일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경기 용인시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53주년 창립기념식’에서 “GM 등 고객사와 추가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증설 의지를 내비치면서 필에너지도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장비업체들의 투자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배터리 업계의 장비 발주 규모는 전년 대비 121% 늘은 총 340Gwh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GM 합작공장, LG에너지솔루션 미시건 단독공장의 장비 발주가 임박했다”며 “일부 업체들에겐 구매의향서(LOI)를 보내는 등 장비업체 윤곽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배터리 장비업계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공장에 대한 발주뿐만 아니라 유럽 신규 셀 업체들의 성장세도 장비업계의 실적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국내 배터리 장비업체들은 그간 쌓은 수주 실적을 통해 배터리 사들의 신뢰감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유럽 배터리 사들은 중국보다는 한국 배터리 장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배터리 업체들은 수율 안정화를 위해 유지보수가 쉽고 검증된 장비를 찾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 배터리 장비는 중국보다 단가가 비싸긴 하지만 기술력에서 앞서고 고객 대응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유럽 신생 업체들이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