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미 전무 이어 김미연 사장 영입한 ‘한독’, 희귀藥 500억원 매출 공백 메울까

올 2월 솔리리스·울토미리스 판권 AZ에 넘겨···작년만 500억원대 추산, 1Q 매출 1.0% 성장   작년 10월부터 복제약 출시 테넬리아 1Q 매출 소폭 감소···한독 “시장 방어 노력” 강조 한독, 공백 대안 도입품목에 비중···신장내과藥 미쎄라와 렌벨라, 항암제 빅시오스 주목

2023-06-28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김윤미 전무에 이어 김미연 사장을 영입한 한독이 향후 전문의약품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 2월 이후 발생한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연간 500억원대 매출 공백을 어떻게 메울 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미연 사장(왼쪽)과 김윤미 전무. / 사진=한독

한독은 오는 7월 1일자로 김미연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사장은 연대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미국 미시간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를 취득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다.

김 사장은 한국화이자에서 전략기획 매니저,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매니저를 거쳐 EP 사업부문 총괄을 맡았다. 이어 미국 화이자 본사 EP 사업부 부사장으로 미국 내 브랜드를 총괄했다.

이후 한국노바티스 심혈관대사질환 비즈니스 총괄, 한국알콘 대표를 역임했다. 최근에는 제뉴원사이언스 CEO로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지속가능경영 강화를 이끌었다. 이에 김 사장은 헬스케어 분야 리더로 경영 및 전략기획, 브랜드마케팅, 약가 및 급여 적용, 조직관리, 고객 등 경험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헬스케어 시장을 분석, 경영 전략과 실행 방안을 수립하고 협업 리더십으로 이해관계자와 협력, 성과를 창출하는 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한독은 이달 중순 전문약 사업부 총괄로 김윤미 전무를 선임했다.

김 전무는 2001년 한독 영업, 마케팅에서 업무를 시작, 한국화이자에서 비아그라, 챔픽스 마케팅 매니저를 거쳐 APAC 지역 항암제 사업부에서 비즈니스 운영 전략 디렉터를 역임했다. 최근까지 BMS에서 혈액암 및 항암제 사업부 총괄로 비즈니스 성장 및 포트폴리오 확장에 기여했으며 이번에 전문약 총괄로 한독에 복귀한 것이다.  

이처럼 한독이 하반기를 앞둔 시점에서 10여일 간격으로 외부에서 전무와 사장급 인사를 영입한 것과 관련, 업계는 전문약 매출증대를 통한 경영 효율화 취지로 풀이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을 갖춘 상황에서 능력 있는 전문가라고 하지만 외부에서 신규로 경영진을 추가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전반적으로 회사 경영전략과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전문약 매출 증대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약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할 김 전무, 경영과 브랜드를 관리할 김 사장 영입은 현실적 차원에서 전문약에 더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며 “영입된 이들은 지난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증대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외형을 보면 한독은 지난해 5438억원 매출을 달성, 전년대비 5.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1.7% 늘었다. 하지만 한독은 올 1분기 1284억원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성장에 그쳤다. 3개월 실적이긴 하지만 지난해 5%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올 성장률이 1.0%에 그친 것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지난 2월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판권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독에 따르면 솔리리스와 후속약제 격인 울토미리스는 당초 한독이 알렉시온으로부터 도입했던 품목이다. 지난 2020년 알렉시온을 인수한 아스트라제네카가 올 1월 말 두 품목 판권을 회수한 후 현재는 아스트라가 판매하고 있다. 두 약제의 합산 매출은 분기당 130억원 가량을 유지해왔는데 한독은 지난 2월부터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도 1분기 매출에 직간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500억원대 매출을 올렸던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는 5400억원대 제약사의 주요 품목이었다”며 “당장 올해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한독 경영진의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한독 전문약 중 가장 매출이 높은 품목군은 당뇨 치료제다. DPP-4 억제계열인 ‘테넬리아’와 ‘아마릴’, ‘슈글렛’ 등 당뇨약은 지난해 86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테넬리아의 경우 460억원대 매출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테넬리아는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품목을 출시했기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판매 기간이 짧아 일단 영향은 적었다고 분석된다”며 “하지만 올해는 활발한 제네릭 영업으로 인해 테넬리아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는 이미 제시됐다는 업계 지적이다. 한독에 따르면 테넬리아군 제품 매출은 올 1분기 106억원(비중 8.32%)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12억원(비중 8.98%)에 비해 소폭 하락한 수치다. 한독은 테넬리아군 제품과 관련,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독 관계자는 “제네릭 시장 진입에도 불구하고 효과적 시장 방어를 통한 매출 감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릴군 제품의 경우 1분기 99억원 매출로 7.71%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99억원 매출과 7.99%에 비하면 변화가 적은 편이다.  

한독 제품 구조를 감안하면 도입품목 매출도 중요하다. 한독 관계자도 “기존 제품 성장과 더불어 최근 도입된 호흡기와 신장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품목이 매출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가 도입했던 신장내과 치료제 ‘미쎄라’와 ‘렌벨라’는 각각 200억원대와 7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매출공백을 메울 수 있는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한독이 도입해 판매하는 전문약으로는 불면증 치료제 ‘스틸녹스’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자트랄’, 과민성방광 치료제 ‘토비애즈’, 부분발작과 전신 강직간대발작 치료제 ‘트리렙탈’ 등이 있다. 이들 치료제는 분기당 매출이 30억원대와 20억원대에 걸쳐있는 품목이다. 

한독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항암제도 당장 올해 출시가 예상되는 ‘빅시오스’와 지난 4월 허가를 받았던 ‘페마자이레’의 매출증대 역할이 예상된다. 빅시오스는 성인에서 새로 진단받은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 또는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약가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매출공백을 수십억원대 품목으로 메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기존 주요 품목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신규 매출 확보에도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정 기간 업무 파악을 거쳐 활동할 김 사장과 김 전무 역할에 한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입된 전문인력은 한독은 물론 다른 제약사들도 탐낼 정도로 우수한 인물”이라며 “매출증대가 쉽지 않은 시장 상황이지만 회사 지원을 토대로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