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썰물 하이일드 펀드, 세제혜택 재도입에 부활할까
하이일드혼합형 펀드, 최근 1년 동안 1조원 규모 자금 유출 내달 12일 가입부터 분리과세 적용···2017년 일몰됐다 부활 세제혜택에 3조원대 자금 유입 전망···투자 매력 높지 않다는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하이일드(High Yield) 채권과 공모주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내달 분리과세 재도입에 자금이 다시 유입될지 주목된다. 세제 혜택 이점에 자금 유입세가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공모주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투자등급 채권 매력이 아직 높다는 점에서 수요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하이일드혼합형 펀드 22곳에서 최근 1년 동안 1조385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3조7264억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886억원의 설정액 증가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두드러진 유출세다.
하이일드혼합형 펀드는 한때 공모주 투자 열풍에 힘입어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 하이일드 펀드는 공모주 청약 우선 배정 혜택이 있어 주로 공모주 투자 펀드로 활용됐다. 이에 IPO(기업공개) 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시기에 큰 주목을 받았고 2021년의 경우에는 한 해에만 1조3970억원이 유입되는 인기를 누렸었다.
최근 하이일드 펀드의 하락세는 IPO 시장 부진과 관련이 깊다는 평가다. IPO 시장은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대어들을 중심으로 상장 철회 사례가 연이어 나왔고 이는 고스란히 공모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하이일드 펀드의 매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금융당국이 내달 12일부터 6월 12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하이일드 펀드에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이는 비우량 채권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의도로 과거 2014년 하이일드 펀드에 분리과세 혜택이 도입되었다가 2017년 종료된 바 있다.
이번에 재도입되는 분리과세는 하이일드 펀드에 가입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 적용된다. 대상자가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1년 이상 가입해야 하며 가입일로부터 3년간, 1인당 펀드가입액 3000만원까지 발생하는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원천세율(14%, 지방세 포함 15.4%)을 적용해 분리과세 된다.
이로써 하이일드 펀드는 공모주 투자뿐만 아니라 세제 혜택 차원에서도 투자자 관심을 끌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연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코스닥 공모주 우선 배정 비중도 종전 5%에서 10%로 상향 조정했었다. 이 같은 장점에 따라 업계에서는 3조원 규모의 투자 자금이 하이일드 펀드에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하이일드와 공모주 투자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흥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이일드 채권에 수요가 몰리기 위해선 우량등급 채권 대비 높은 기대 수익률이 뒷받침해야 하는데 리스크 대비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공모주 투자 펀드로서의 수요 회복도 IPO 시장 침체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과거 분리과세 도입으로 인해 하이일드 펀드에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경험이 있다는 측면에서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과거 분리과세가 도입됐던 시기와 달리 현재는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으로 기업 부도율이 높아질 경우 하이일드 채권 투자 매력이 감소한다는 측면에서 효과 여부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