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만한 사람 다 아는 ‘청주 청약불패 지역’, 서울보다 더 뜨거운 배경은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LG생건 등 대기업 입주에 SK하이닉스 추가 투자 약속까지 전국 선두권 청약경쟁률 기록 중 분양단지 또 나와 눈길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이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서도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뜨거운 청약열기를 내뿜는 지역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일부 지역은 미분양으로 고전하는데 충북 청주에서는 분양만 하면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높은 흥행성적을 내놓는 것이다. 특히 시장 주목도가 높은 이들 사업장은 걸어서 5분 거리 이내에 인접해 있다는 공통점도 있어 해당 지역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1순위 청약신청을 받은 원건설의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A9블록)은 89가구 모집에 4296명이 몰리며 평균경쟁률 48.2대 1을 기록했다. 원건설은 충북 지역 기반으로 입지를 다져왔지만 중견건설사인 만큼 인지도나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시기상 조정장인 점까지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경쟁률로 선방한 것이라는 평이다. 경쟁률은 서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199대 1)과 동대문 휘경자이(51.7대 1) 사업장에 이은 전국 세 번째 기록이다.
닷새 전인 이달 4일에는 효성중공업이 시공하는 해링턴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S2블록)가 더 높은 청약 기록을 이뤘다. 184가구 일반 공급에 1만597건이 접수되며 1순위 평균 57.6대 1을 세운 것이다. 청약경쟁률은 올 해 들어 전국에서 분양한 사업장 가운데 영등포자이 디그니티(199대 1)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곳 견본주택은 방문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2~3시간씩 기다려 입장할 정도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오는 10일부터는 신영이 시행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S1블록)이 청약 일정에 돌입한다. 이곳은 해링턴플레이스 바로 옆 사업장으로 지하 2층~최고 49층 높이의 대단지 주상복합이어서 일찌감치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사업장으로 꼽힌다.
송절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푸르지오센트럴 청약을 위해 앞서 분양하는 사업장이 두 곳이나 있었음에도 청약통장을 아껴뒀던 지역민들이 상당해 더 높은 경쟁률을 낼 것”이라며 “게다가 외지인 투자수요까지 염두에 두면 인기가 대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주는 비투기과열지구로 1주택 이상 소유한 세대에 속한 사람도 1순위 자격이 부여된다. 뿐만 아니라 청주시를 포함한 전국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청약 가능하다. 다만 동일 순위 내에서 경쟁이 있을 경우만 청주시 거주자가 우선하는 식이다.
이들 사업장은 지난달 7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의 수혜를 입으며 전매제한 기한이 1년으로 줄었다. 이 외 청약 당첨자의 기존주택 처분 의무폐지,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 폐지 등 수혜도 입게 됐다. 1인당 5억원으로 제한되던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도 폐지돼 자금 조달도 한결 수월해진 것이다.
그러나 청주 분양 사업장이라고 해서 모두 소위 대박을 이룬 것은 아니다. 올해 2월 청주 복대동에서 분양한 복대자이 더 스카이는 355가구 분양에 청약통장 2887건이 접수되며 평균 8.13대 1의 기록을 내는데 그쳤다. 개신동에서 분양한 동일하이빌 파크레인 역시도 633가구 모집에 2397개의 5.9대 1로 한자릿수 경쟁률에 그쳐 흥행역사를 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때문에 최근 한 달간 청주 테크노폴리스에서 분양했거나 분양을 앞둔 사업장은 정부의 규제완화의 효과도 봤겠지만 입지적 장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 세 단지는 걸어서 5분 이내에 닿을 정도로 인접해 있을 정도로 가까우며 청주 송절동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곳에는 SK하이닉스와 LG생활건강이 입주해 있고 특히 SK하이닉스는 2027년까지 충북도와 15조원을 투자해 공장신설, 인프라 구축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교통호재도 있다. 도보 약 5분 거리에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북청주역(예정) 역사가 세워진다. 수도권 및 전국으로 통하는 광역 철도망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밖에 1년 전인 지난해 4월 신세계그룹이 유통 상업용지를 추가 매입해 복합쇼핑몰 입점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양한 테크노 두 단지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된데다가 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직주근접 수요가 몰리며 흥행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