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도 선이자 지급 서비스 출시···주가 볕 들까

수신상품 다양화 넘어 수신경쟁력 강화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 입증 관건 1분기 최고 실적 경신했지만 주가는 3개월 간 13.4% 하락 증권가 의견 엇갈려···수신 잔고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나 변동성 확대 가능성 카카오뱅크 "수신조달 자금은 대출 활용···여유 자금은 트레이딩성 거래 확대 계획"

2023-05-09     김태영 기자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선이자 지급 예금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토스뱅크를 시작으로 케이뱅크가 선이자 지급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자 지급 다변화를 꾀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카카오뱅크가 바로 이자 받기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단순 수신상품 다양화를 넘어 강화된 수신경쟁력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3개월 간 13.4% 하락한 카카오뱅크 주가에 대출성장률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카카오뱅크는 선이자 지급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세이프박스 특약 개정을 통해 이자 지급 시기에 '고객이 요청한 날'을 추가했다. 최초 예금일 또는 직전 이자 지급일부터 다음 이자 지급일 전날까지의 기간을 이자로 계산해 지급한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는 계좌 속 금고로 자유로운 입출금을 통해 통장의 여유자금을 간편하게 분리해서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는 최대 보관 한도는 1억원으로 입출금계좌당 1좌씩 개설할 수 있으며 하루만 맡겨도 연 2.40% 금리를 제공한다.

최근 선이자 정기예금 상품 출시한 토스뱅크는 한 달 만에 판매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24일 출시 이후 나흘 만에 1000억원, 15일 만에 5000억원을 돌파하며 일 평균 약 300억원씩 유입되고 있다.

금리는 연 3.5%로 1억원을 3개월 간(92일 기준) 맡기는 고객은 세전 금액인 약 88만원을 즉시 받는다. 가입 기간은 3개월 혹은 6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가입한도는 100만원~10억원이다.

이처럼 시장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곧 출시될 카카오뱅크의 선이자 지급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수신상품 확대를 통한 고객 유치가 주효한 전략인 만큼 다른 인터넷은행의 흥행 수신상품을 출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뱅크 서비스 출시가 이를 넘어서 은행 성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도 이자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 점을 고려하면 출시 자체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사다보니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이 있을 수 있고 상품을 통해 실적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월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에 이자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최대한도는 3억원으로 금리는 연 2.60%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3개월 주가 수익률은 13.4% 하락한 상태다. 상장된 은행주 가운데 3개월 기준으로 낙폭이 가장 크다. 지난 3월 8일 2만8200원에 거래를 마친 카카오뱅크 주가는 8일 2만4400원에 마감했다. 

올해 1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한 카카오뱅크이지만 정작 주가는 이와 반대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카카오뱅크 주가 향방을 두고 증권가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시장 전망을 상회한 1분기 실적 등을 바탕으로 성장이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높은 대출 성장세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대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 추세가 확인되면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건전성 위험은 시중은행보다 더 크다 보니 자칫 잠재적인 부실 리스크가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수신 잔고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수신은 자산 내 유가증권 비중 증가로 인해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수신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출에 활용하고 여유 자금은 트레이딩성 거래를 확대해 수익을 확보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규모에 비해 많은 수신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필요가 있다"며 "자금 중 일부분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제고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트레이딩성 거래를 강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