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서 18년 만에 새 아파트···압구정 분양가 넘어설까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 454가구 이달 중 공급 4년 임대 후 분양 전환···6개월 렌트프리도 제공 보증금 3.3㎡당 5000만원 책정···분양가 1억원 넘길 수도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여의도에서 18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로 주목을 받았던 ‘브라이튼 여의도’가 베일을 벗었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4년 임대 후 분양 전환되는 아파트다. 임대 보증금은 3.3㎡당 5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전환가격(분양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초 3.3㎡ 1억원대로 책정됐던 만큼 강남권 분양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브라이튼 여의도는 이달 중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당초 3.3㎡당 1억원이 넘는 분양가에 일반분양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분양가 고가 논란 등을 고려해 우선 임대주택으로 공급한 뒤 분양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4년 단기 임대로, 입주는 오는 10월로 예정됐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31번지(옛 MBC부지)일대에 조성된다. 아파트 2개 동, 오피스텔 1개 동, 오피스 1개 동 등으로 이뤄졌다. 앞서 오피스텔 849실은 지난 2019년 7월 분양을 완료했다. 사업자는 신영·GS건설·NH투자증권으로 구성된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이번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2개 동, 454가구(전용면적 84~132㎡)로 구성됐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84㎡ 91가구 ▲101㎡ 91가구 ▲113㎡ 181가구 ▲132㎡ 91가구로 모든 타입이 4베이(Bay) 구조의 중대형이다.
전세 보증금은 분양가의 50~60% 선인 3.3㎡당 5000만원 초반으로 책정됐다. 전용 84㎡ 기준 보증금은 약 17억원대다. 최고층(49층) 전용 132㎡ 경우 30억원에 달한다. 454가구 중 360가구는 보증금 외에 월세까지 부과하는 반전세로 공급된다. 월세는 70만원에서 최대 490만원이다.
사업자는 단지에 6개월 짜리 ‘랜트프리’(일부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조건)도 제공한다. 렌트프리 기간은 입주 시점인 10월부터 양도 전환 계약이 시작되는 내년 4월까지다. 전환가격은 3.3㎡당 평균 8500만원(초고층 9000만원·저층 8000만원)에 책정됐다.
시장에선 4년 후 분양가에 주목하고 있다. 단지의 분양가격이 향후 여의도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어서다. 현재 여의도에선 시범·한양·대교아파트 등 많은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자인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는 당초 브라이튼 여의도의 분양가를 3.3㎡당 1억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상반기 청담동에 공급되는 ‘청담르엘’ 분양가격이 6000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웬만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양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은 희소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여의도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2005년 ‘여의도자이’(580가구) 이후 18년 만이다. 주변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 최소 3~4년간은 신규 공급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브라이튼 여의도는 당분간 새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누릴 전망이다.
교통·공원·쇼핑몰 등 주변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단지에선 ‘더현대 서울’과 가깝고 국내 중심 금융가인 동여의도에 위치해 복합쇼핑몰 ‘IFC몰’을 비롯한 생활 인프라를 쉽게 누릴 수 있다.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 입지이기도 하다. 여의도 환승 센터도 도보권에 있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경인고속도로 등의 도로망과 여의도공원, 한강공원, 샛강공원 등 공원도 가깝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여의도 지역 특성상 새 아파트라는 희귀성이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모습이다”며 “분양가격이 기존에 책정했던 3.3㎡당 1억원으로 추진된다면 압구정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와 맞먹는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