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3위인데···BBQ, 맥도날드 라이벌 될 수 있나
BBQ, 지난해 나홀로 영업익 증가···국내 넘어 해외로 확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치킨 빅3(bhc·교촌치킨·제너시스BBQ)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bhc가 매출 5074억원을 찍으며 1위에 등극했다. 영업이익은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BBQ만 올랐다. BBQ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업계 순위에서 밀린 모양새다. 자사 라이벌로 맥도날드를 삼은 BBQ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BQ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 탬파에 1호점을 출점하고 플로리다주에 첫 진입했다. BBQ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BBQ는 글로벌 미국법인 본사가 위치한 뉴저지에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뉴욕·워싱턴·텍사스 등 22개 주에 진출해 2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플로리다주 진출로 BBQ는 총 24개주에서 매장을 운영하게 됐고, 전체 글로벌 시장으로는 전 세계 57개국에서 7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BBQ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글로벌 시장을 넓히고 있는 BBQ는 ‘K치킨’ 대명사로 이미지를 굳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간 BBQ가 글로벌 시장 라이벌로 맥도날드를 꼽은 이유기도 하다.
윤홍근 BBQ 회장은 최근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BBQ의 라이벌은 맥도날드로, BBQ는 세계 1위 프랜차이즈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헀다. 윤 회장은 BBQ의 해외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내 BBQ 실적도 나쁘지 않다. BBQ는 지난해 매출 4188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5.1% 상승한 수치다. 경쟁사인 bhc와 교촌치킨은 같은기간 각각 매출 5075억원, 4989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 29억원을 냈다. bhc와 교촌치킨 모두 매출은 전년 대비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반면 BBQ는 치킨업계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오른 모습을 보였다.
매년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BBQ는 국내 치킨업계 만년 3위 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BBQ는 가맹점포수 2002개로 전체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점포수를 확보했다. 같은 기간 bhc는 1770개, 교촌치킨은 1337개였다. 신규 가맹점포가 가장 큰 폭 상승한 브랜드도 BBQ로 집계됐다. BBQ가 배달, 포장 특화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영향이 컸다.
다만 공정위에 따르면 BBQ의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업계보다 뒤처졌다. 공정위 집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교촌치킨(7억5372만원)이었다. 그 뒤로 bhc(6억3253만원), 푸라닭(5억3628만원) 등 순이었다. 반면 BBQ는 4억4236만원에 불과했다.
BBQ 관계자는 “경쟁사들은 가맹점포 평수를 크게 내고, 대부분 테이블 수를 많이 해 치킨과 맥주를 파는 콘셉트”라면서 “BBQ는 경쟁사대비 투자금이 적은 1억원 미만 소자본으로도 가맹점포를 오픈할 수 있도록 해 테이블수를 낮추고 배달 전문으로 모델링했기 때문에 평균 매출액이 낮아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맹점포의 면적당 평균매출액은 업계 1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BBQ는 그간 대표이사들이 1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역대 BBQ 대표이사들을 보면, 공동 대표 체제 도입 이후 두 번째 대표이사였던 김종태 전 대표는 2011년 3월 취임, 같은 해 4월 사임해 한 달을 일했다. 이성락 전 대표도 취임 후 3주만에 사임했고, 윤학종 전 대표 역시 2018년 3월에 취임해 같은해 11월까지 총 8개월간 일한 뒤 물러섰다. 백영호, 신계돈 전 대표도 7개월, 정승인, 이승재 전 대표도 각각 3개월, 6개월여 일하다 사임했다. 가장 최근 대표였던 정승욱 전 대표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근무했다. BBQ에 따르면 현재 대표 공백으로 김태천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BBQ 대표이사 대다수가 1년을 채우지 못한 것은 수년째 이어온 bhc와의 소송전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실제 bhc와 BBQ의 손해배상 소송전에서 법원이 BBQ에 일부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bhc 측은 “지난해 11월 영업비밀침해를 비롯해 상품공급계약, 물류용역계약 등 3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모두 승소했다”면서 “BBQ와의 기나긴 법정 다툼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평가했다.
BBQ 관계자는 “지난 6년여에 걸친 시간 동안 수차례의 법적 공방을 통해 bhc가 주장했던 내용들이 사실은 실질적 피해구제가 아닌 경쟁사 죽이기라는 악의적 목적을 갖고 손해배상청구를 한 소송이었다는게 밝혀졌다”며 “지난해 6월 박헌종 회장의 정보통신망침해행위에 대한 징역6개월(집행유예 2년) 판결, 지난해 11월3일 BBQ에게 약 75억원을 배상한 부당이득금청구소송 패소에 이어 동일한 맥락으로 대법원 상고도 기각되면서 사건이 종료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