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체감경기 소폭 반등···’부정’ 전망은 계속
대한상의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 RBSI 64→73···마스크 해제, 외출 활동 증가 영향 고물가·고금리 탓에 여전히 부정적 전망 우세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부정적이던 소매유통업체의 체감경기가 2분기 소폭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물가 등 영향으로 ‘부정적’ 전망은 계속 이어진단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3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분기 전망(64) 대비 소폭 반등한 수치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4년 만의 마스크 의무해제와 온화한 날씨로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일부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다만 고금리에 부채상환이 늘고 대출은 어려워 소비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먹거리 등 생활물가 수준이 높아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모든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RBSI 94를 기록한 백화점이다. 백화점 RBSI는 지난 조사 때(71) 비해 무려 23 지수 증가했다. 당초 해외여행 재개 등 영향으로 명품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해제와 야외활동이 늘며 화장품, 패션 등 외출관련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야외활동 증가의 직격탄을 직접적으로 받은 업종형태는 온라인쇼핑(66)이다. 비대면 소비에서 대면소비로 소비의 흐름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전망치가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87)는 고물가 속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세일, 특가행사 등이 매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따뜻한 날씨에 따른 외출 증가로 외식이 늘고, 가공식품 등 서민 먹거리 물가가 높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편의점(80)은 도시락 등 즉석식품⸱가공식품 수요가 꾸준해 봄철을 맞이해 유동인구와 나들이객 증가가 예상되면서 매출 상승에 대한 가장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지난해 대비 5% 인상된 최저임금이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해 전망치 상승을 제약하고 있단 분석이다.
온라인과 대형마트, 편의점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슈퍼마켓(58)은 이번 분기에도 업태 중에서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출점 규제로 매장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아 특히 더 비관적 전망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저성장시대에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이고 알뜰한 소비를 지향하는 가성비 쇼핑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높아진 물가⸱금리 수준으로 인해 제한된 소비여력을 극대화하려는 소비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