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부족한 iX1, 안 팔리는 i7···전기차는 벤츠에 밀리는 BMW

iX1, 올해 소량만 들어올 예정···EQA와 달리 높은 판매량 기대 어려워 i7 지난해 출시 후 부진한 판매 이어가···EQS보다 비싼 가격이 걸림돌 i4 실적은 준수···일각에선 420 물량 조절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2023-04-10     유주엽 기자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올해 수입차 1위를 노리는 BMW가 전기차 판매에선 경쟁사 메르세데스-벤츠에 뒤처지는 모양새다. 최근 출시한 엔트리 모델 iX1은 소량만 판매될 예정이며, 플래그십 모델 i7은 EQS대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 i5로 반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출시된 BMW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1은 올해 소량만 판매될 예정이다. 최근 iX1 온라인 구매 과정에서도 1분대에 예약한 인원만 딜러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iX1을 포함한 BMW의 대다수 전기차는 온라인 선착순 예약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다.

BMW 영업사원은 “5시리즈, 6시리즈 판매가 주가 되는 상황에서 iX1 물량이 많이 들어오긴 어렵다”며 “이후에도 소량만 입고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벤츠 EQA(왼쪽)와 BMW iX1.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앞서 iX1는 BMW의 엔트리 전기차 모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다. 다른 모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iX1은 BMW의 주력 전기차종으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X1의 상황은 EQA 판매 실적과 비교된다. 벤츠의 엔트리 전기차 EQA는 지난달 300대가 판매되며 수입 전기차 모델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아직 iX1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집계되진 않았지만 엔트리 모델 사이에서 다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플래그십 부문에서도 BMW와 벤츠의 전기차는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말 출시된 i7은 부진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3월 판매량은 56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EQS는 SUV 모델을 포함해 298대 판매됐다. 벤츠는 EQS SUV를 지난 1월 말 출시하며 플래그십 전기차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이전부터 대형차 판매에선 벤츠가 BMW를 앞섰다. BMW는 i7을 고급화해 전기차 시장에서 반전을 꾀했으나, 비싼 가격이 외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i7의 가격은 2억1570만원으로 EQS 1억6160만~1억8860만원보다 최대 5000만원 이상 비싸다.  

플래그십 전기차 부문에서 벤츠가 BMW보다 앞서고 있다. EQS 판매량엔 EQS 판매량 104대와 EQS SUV 판매량 194대가 포함됐다. /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BMW는 중형 세단 i4 판매에서는 강세를 보인다. i4는 올해 1~3월 652대 판매되며 BMW 전기차 전체 판매량 990대의 66%를 차지했다. 다만 i4 판매량은 내연기관 모델 420 그란쿠페 물량 조절로부터 비롯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420i 그란쿠페는 52대, 420d 그란쿠페는 13대 판매에 그쳤다. 전기차 i4에 비해 눈에 띄게 판매량이 낮다. 현재 i4 판매를 밀어주기 위해 내연기관 모델 입고가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하반기 전기차 i5를 출시할 예정이다. i5는 볼륨모델 5시리즈의 전기차 버전에 해당하는 차량으로 출시 전부터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원활한 물량공급만 이뤄진다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판매량 역전을 위한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올해 1분기 BMW는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판매량에서 벤츠를 앞서가고 있다. 1~3월 BMW는 1만8134대, 벤츠는 1만495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2월 벤츠에 역전 당하며 2위에 머무른 BMW는 올해 수입차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BMW는 올해 초부터 5시리즈 등 주요 모델의 할인 폭을 키우며 1, 2월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후 3월엔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며 벤츠에 1위를 내줬다. 

3월 판매량 감소엔 판매량 조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 2월 할인 폭이 커지며 딜러 측에서 얻는 수익이 낮아지자 3월 들어 판매에 소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현재 BMW 코리아에서 딜러 측에 판매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4월부턴 판매량이 다시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