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KOFR ETF 발목 잡는 미래에셋운용···차별화포인트는 ‘안전자산’
지난해 11월말 미래에셋 KOFR ETF 출시 후 삼성운용 KOFR ETF 성장세 ‘주춤’ 미래에셋 KOFR ETF, DC형·IRP계좌 100% 편입 가능···타 KOFR ETF는 최대 70% 미래에셋, 직접 채권 운용해 ‘안전자산’···타 KOFR ETF는 스왑 운용으로 ‘위험자산’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이 삼성·미래에셋·한화·NH-아문디자산운용의 4파전으로 확전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KOFR금리 ETF만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100% 편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삼성·한화·NH-아문디자산운용의 KOFR금리 ETF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퇴직연금계좌에서 전체 자산의 7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운용방식에서 직접 운용이냐 스왑계약 운용이냐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KOFR금리 ETF를 출시하며 선제 출시로 시장을 독점하던 삼성자산운용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더 낮은 수수료와 더불어 안전자산 ETF로서 퇴직연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 KOFR ETF 4종 중 안전자산은 오직 ‘TIGER’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4종의 KOFR금리 ETF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만 퇴직연금 감독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됐다.
퇴직연금 감독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투자한도 제한 없이 담을 수 있다.
반면 같은 KOFR금리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OFR금리,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KOFR금리액티브(합성) 등 3종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어 있다. 위험자산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전체 자산의 최대 7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무위험지표금리는 자금 차입자의 신용위험 및 자금거래의 유동성 위험이 배제된 상태에서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금융기관의 평균적 자금조달비용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다.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는 익일물(1영업일)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실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26일 국내 최초로 KOFR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합성)를 출시했다. 이 ETF는 파킹통장 ETF로서 주목받으며 출시 반년도 안돼 3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고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해 11월말,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도 지난달 각각 KOFR금리 ETF를 출시하면서 4파전이 시작됐다.
현재 4종의 ETF가 똑같은 KOFR 지수를 추종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만 안전자산인 이유는 운용방식 다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KOFR금리 ETF를 운용하면서 회사가 설정한 금액으로 직접 실물채권을 운용한다. 이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채권혼합형에 속한다. 반면 나머지 3종 KOFR금리 ETF는 직접 실물 채권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과 스왑계약을 맺고 위탁하는 TRS방식으로 특별자산형에 속하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 KODEX KOFR금리 ETF 발목잡기 ‘성공적’
지난해 4월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합성)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파킹통장 ETF로 주목받으며 순자산가치를 급격하게 불렸다. 출시 반년도 안된 지난해 9월에는 역대 최단기간 순자산총액 3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말 KODEX KOFR금리 액티브의 성장세를 꺽기 위한 목적으로 동일한 구조의 TIGER KOFR금리 액티브(합성)를 출시했다. 후발주자로서 총보수율을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보다 0.02%p 낮은 0.03%로 설정했다.
TIGER KOFR금리 액티브는 출시 이후 빠르게 순자산총액 늘리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순자산총액 5000억원을 넘어섰고 5일 기준 5443억원까지 늘어났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는 3조3393억원으로 같은 기간 2282억원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KOFR금리 ETF 시장의 추가 성장동력은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를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달릴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특히 퇴직연금 계좌의 수요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개인투자자들 역시 파킹통장 ETF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는 의무적으로 전체 자산의 30% 이상을 안전자산으로 편입해야한다.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거의 없기에 예적금을 대신할 ETF로 기대도 받았다. 하지만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면서 최대 70%까지만 편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국내 KOFR금리 ETF 가운데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안전자산 투자처로서 수요는 당분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OFR금리 액티브가 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KODEX KOFR은 TIGER KOFR와 달리 상장 이후 일간 NAV 손실이 발생한 날이 없다. 그리고 기초지수인 KOFR을 일정 수준 초과하는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기록하며 TIGER KOFR상품보다 수익률이 높다. 이는 자금공여형 합성 계약으로 운용되기 때문인데 오히려 이러한 상품이 위험자산으로 평가받아 퇴직연금 투자자들에게 제한이 생긴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