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자존심 세워라’···BNK·하이자산운용, 수장 교체 ‘눈길’

BNK운용, 메리츠자산운용 출신 배상환 대표 선임 하이자산운용은 올해 초 하나UBS운용 출신 사공경렬 대표 앉혀

2023-03-27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지방 금융지주 맞수인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나란히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에 나선 가운데 어떤 자산운용사가 제2의 도약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시기와는 달리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수장의 역량에 따라 운명이 좌우될 수 있는 까닭이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인 BNK자산운용은 지난 24일 열린 제16기 제1차 임시주주총회에서 배상환 후보를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했다. 지난 5년 동안 BNK자산운용을 성장시켰던 이윤학 현 대표를 물리고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배 신임 대표의 임기는 내달 1일부터 시작된다. 

배상환 BNK자산운용 신임 대표(왼쪽)와 사공경렬 하이자산운용 대표. / 사진=각사.

지방 금융지주 라이벌 DGB금융지주도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자산운용의 CEO를 교체해 눈길을 끈다. DGB금융지주는 앞선 올해 초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추천된 사공경렬 대표를 새롭게 수장으로 앉혔다. 사공 대표는 지난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상태다.

BNK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 모두 최근 견조한 AUM(순자산총액+평가액)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수장 교체가 주목된다. BNK자산운용의 경우 2020년 말 기준 7조4806억원에 불과했던 AUM이 이달 23일 기준 17조3708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34위였던 업계 순위가 16위로 뛰어올랐다.

하이자산운용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AUM이 증가한 모습이다. 이달 23일 기준 하이자산운용의 AUM은 11조4608억원으로 2020년 말 8조9494억원 대비 30%가량 규모가 커졌다. 자산운용업계 30위였던 AUM 순위도 22위로 높아졌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사라는 위치를 감안하면 여전히 성장에 목마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은행계열 자산운용사의 경우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독립계 자산운용사 대비 유리한 환경에 놓여있다. 특히 금융지주의 적극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는데 두 곳 모두 지난 2020년 이후 자본 확충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긴축 영향에 업황 악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이는 이미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BNK자산운용은 지난해 1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BNK금융그룹 주요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하이자산운용도 지난해 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51억원 대비 부진했다. 새로운 피를 수혈해 제2의 도약에 나설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에 신임 대표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우선 배 신임 대표는 그룹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BNK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BNK자산운용을 업계 내 포지션 강화는 물론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리더 집단으로 키워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사공 대표 역시 새로운 도약에 진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취임사에서 “지난 2016년 DGB금융그룹에 편입돼 2020년 종합자산운용사 인가로 성장기반을 확보했다”며 “이제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두 대표 모두 조직 관리에서부터 마케팅, 실무까지 두루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배 신임 대표는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에서 COO(최고운영책임자)로 마케팅과 경영 업무를 총괄한 바 있다. 사공 대표는 하나UBS자산운용에서 마케팅본부장, 전략 및 실물자산본부장, 관리본부장(위험관리책임자 겸직) 등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