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에 몰려간 개미, 이번엔 성공할까

천연가스 선물 레버리지 ETN에 개인 순매수 확대 급락에 따른 반등 기대에 중국 리오프닝 수요 주목 “하락 요인 남아 있어···조기청산 가능성도 고려해야”

2023-03-22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천연가스 가격 반등을 노린 역발상 ETN(상장지수증권) 투자에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내려올 만큼 내려왔고 중국의 리오프닝(경기재개) 이슈가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천연가스 하락 요인이 남아있는 데다 일부 상품의 경우 조기 청산 가격에 접근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최근 3거래일 동안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를 1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 전 종목 중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ETN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천연가스 선물 가격 상승에 수익률이 두 배 연동되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상품이다.

이는 그만큼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천연가스 가격 상승 기대가 커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천연가스 가격 급락이 저가 매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21일(이하 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의 MMBtu당 가격은 2.348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8월 21일 장중 10달러를 넘어선 것 대비 4분의 1 수준의 가격이다. 지난 1월 초 4.393달러 대비로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단위-달러.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도 천연가스 가격 상승 베팅의 근거로 꼽힌다. 중국은 천연가스 최대 수요국으로 지난해 말부터 경기재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낮추면서 경기 부양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천연가스 수요 확대 기대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변수가 많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중국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올해 10% 증가할 것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이 같은 베팅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한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도 존재하는 까닭이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의 배경이 됐던 유럽 에너지 위기가 따뜻한 날씨와 충분한 재고 비축으로 해소됐다는 평가다. 유럽은 앞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수급 우려가 확대된 바 있다. 

천연가스 생산량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앞선 ‘2023년 1월 단기 에너지 전망(Short Term Energy Outlook)’에서 미국산 천연가스 생산량이 지난해 98.02bcfd(입방피트)에서 올해 100.34bcfd, 내년 102.29bcfd로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했다. 

ETN 상품의 자체적인 리스크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의 지표가치가 1000원에 근접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7월 이후 상장된 ETN은 장 종료 시점 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인 경우 조기 청산 대상이 된다. 전날 기준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 지표가치는 1400~1800원대로 형성 돼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 요인도 분명히 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측면에서 천연가스 선물 레버리지 투자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는 고위험 투자”라며 “평가 손실 상태에서 조기 청산되거나 만기로 청산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ETN의 지표가치와 만기 등을 선별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