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oin] 실버게이트 청산·긴축 공포...비트코인, 2만달러 붕괴
"1만8000달러가 지지선"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주(6~10일) 비트코인은 가상자산 전문 은행 실버게이트가 자발적 청산을 결정하는 악재로 인해 크게 하락했다. 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정책을 다시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점도 낙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1만9800달러(약 2623만원)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 1월 14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2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번주 초인 6일 오전(약 2만2400달러)과 비교하면 12% 가량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7일까지만 해도 2만2400달러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8일부터 약세를 기록하더니 10일 오전엔 대폭 하락했다.
하락의 원인은 실버게이트 악재가 꼽힌다. 실버게이트는 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최근 가상자산 업계와 규제 환경에 비춰 은행 운영을 질서있게 중단하고 자발적으로 청산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실버게이트는 지난 2018년 상장을 신청할 당시 약 500개의 가상자산 기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주요 고객사였던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와 그 관계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파산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또 관련 문제로 미 당국의 조사까지 받으면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JP모건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달러 입출금 처리를 위한 네트워크를 변경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며 ”실버게이트 파산은 빠르고 효율적인 입출금 시스템 의존도가 큰 가상자산 업계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긴축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긴축 강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그는 7일(현지시각) 미 상원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왔다”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이달 열릴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3월 FOMC에서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은 74.9%로 전날(31.4%)보다 대폭 상승했다.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 노트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를 둔화시키고 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기 위해 금리를 6%로 올린 뒤 장기간 유지할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선을 유지하는가 여부에 따라 향후 추세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가상화폐 펀드 매니저 비트불 캐피털(BitBull Capital)의 최고경영자(CEO) 조 디파스퀄은 “1월부터 언급했듯이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하기 전에 2만달러 아래에서 지지선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1만8000달러를 다음 주요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