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주가 급락에 배당수익률 7.4%···배당투자 적기일까
4Q 실적부진·尹 발언에 주가 하락···배당수익률 역사상 최고수준 분기 배당에 배당컷 우려도 일축···연금생활자용 한국판 AT&T 기대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SK텔레콤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오히려 배당수익률이 역사상 최고 수준인 7% 중반까지 급등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 말 인적분할로 비통신업 계열사를 SK스퀘어로 떼어낸 이후 통신업에 주력하며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배당금 삭감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기에 연금처럼 장기간 배당금을 수령할 목적이라면 최적의 투자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 SKT 배당수익률 7.4%···신한·KB금융지주 상회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0.44% 하락한 4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통신비 국민 경감 발언 이후 단숨에 4만7000원대에서 4만4000원대로 급락한 이후 조금씩 반등하며 4만5000원을 회복했으나 다시 4만4000원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최근 SK텔레콤 주가가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주가 대비 배당금을 뜻하는 배당수익률은 회사 설립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분기마다 주당 830원씩 총 3320원 배당을 결의했다. 1~3분기 배당금 2490원은 이미 배당했고 3월 주주총회 이후 4분기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금을 현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은 무려 7.4%에 달한다.
지난 2021년 11월 인적분할 이전까지 SK텔레콤은 매년 주가 대비 2~4%대의 배당금을 배당해왔다. 인적분할 이후 기간이 포함된 지난 2021년 사업연도 시가배당률은 5.7%로 높아졌다.
SK텔레콤의 최근 배당수익률은 경쟁 통신사인 LG유플러스와 KT를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사업연도 총배당금은 주당 650원이다. 이날 종가(1만850원) 기준 배당수익률은 5.99%다. KT의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은 1960원으로 배당수익률은 6.2%다.
심지어 SK텔레콤의 배당수익률은 통신업계를 넘어 금융업 쌍두마차인 KB금융지주(5.9%)나 신한금융지주(5.3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SK텔레콤 주가 하락은 윤 대통령의 발언 이전인 지난해 4월부터 지속되고 있던 현상이다. 일단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라 실적 전망치가 갈수록 악화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3945억원, 영업이익이 2545억원을 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31%, 영업이익은 13.51%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인 영업이익 30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2년 배당 정체 및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가 주가에 기반영됐다”고 설명했다.
◇ 통신업·분기배당·고배당···한국판 AT&T로 부각될까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 11월 인적분할을 통해 SK하이닉스 등 비통신업종 계열사를 SK스퀘어에 넘겼고 통신업종에 주력하고 있다. 2021년 3분기 실적부터는 분기배당도 실시하고 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AT&T와 비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T&T는 미국 노령층이 노후 생활비 확보 목적으로 퇴직금을 투자해 매분기(2,5,8,11월)마다 배당금을 수령하는 종목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투자자를 놓고 ‘AT&T 그랜드파(할아버지)’라는 별명도 있다.
SK텔레콤이 AT&T처럼 꾸준한 배당주로 자리를 잡으려면 이른바 배당컷(삭감)에 대한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
AT&T는 매년 배당금을 늘려왔던 종목이지만 지난 2022년부터는 분기별 배당금이 주당 0.2775달러로 기존 대비 반토막났다. 워너미디어를 인수합병한 것이 후유증이 커지자 2021년 회사 분할로 다시 떼어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투자자들도 AT&T처럼 배당컷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다. 알뜰폰(MVNO) 가입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정부가 중간요금제를 강요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배당컷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SK텔레콜은 2022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알뜰폰(MVNO) 가입자 증가가 SK텔레콤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며 “SK텔레콤의 주주환원 규모는 연간 한 번도 감소한 적 없었고 이런 기조는 앞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배당컷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배당 재원으로 내세우는 것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지분율 74.3%)와 하나금융지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매출 4조1563억원, 영업이익 3057억원을 냈다. 전년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0.9% 늘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이로 인한 SK텔레콤의 배당 수익은 1500억원가량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하나금융지주 주식 912만9519주(3.1%)를 약 3300억원에 취득했다. SK텔레콤은 당초 하나카드 지분 15%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하나금융지주에 넘기고 대신 지주에 투자한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매년 200억원에 달한다.
김홍식 연구원은 “2024년부터 SK텔레콤 주당배당금(DPS) 증가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현재 기대 배당수익률은 시장금리를 감안해도 DPS가 감소하지 않는 한 오래 지속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