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삼수생' 디앤디파마텍, 파킨슨병藥 임상 실패로 상장 연기하나

디앤디파마텍, 핵심 물질 임상 실패···유효성 입증 못 해 IPO 세 번째 도전 '빨간불'···"상장예심 통과 가능성 낮아"

2023-02-22     염현아 기자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바이오벤처 디앤디파마텍이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결과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유의성 확보가 기업공개(IPO) 성공 여부를 가를 중요 변수였던 만큼 연내 세 번째 IPO 도전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다. 디앤디파마텍은 조만간 사업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파킨슨병 치료제 'NLY01'의 임상 2상 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임상의 1차 평가지표로는 총 36주 투여 후 1차 유효성을 확인하도록 설계됐는데, 해당 지표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것이다. 투약 후 24주 시점에서는 투약군과 위약군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지만, 24주에서 36주 사이에는 NLY01보다 위약군에서 증상이 개선되면서다. 

디앤디파마텍 주요 파이프라인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디앤디파마텍은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255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36주 간의 장기 투여 중 약물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NLY01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기전의 물질로 디앤디파마텍이 개발 중인 핵심 물질이다. 기존에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쓰였지만 퇴행성 뇌질환 효과가 알려지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해당 물질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파킨슨병 임상보다 더 많은 518명을 대상의 2상 투약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이미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지만, 자금 문제로 투약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앤티파마텍은 현재 NLY01 외에도 중증 비만 및 당뇨 치료제 'DD01'의 미국 1상 투약을 마쳤다. 지난해 중국 선전 살루브리스제약과 DD01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섬유화질환 후보물질 'TLY012'도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만성췌장염, 전신경화증 등을 적응증으로 1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디앤디파마텍은 2020년, 2021년 두 차례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거래소가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로 기술력 입증을 요구하면서다. 지난해 NLY01과 무관한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2건을 추가하면서 사업성은 인정받았지만, 결정적으로 NLY01의 유효성 입증이 상장예심 통과 관문이라는 평가다. 

회사는 당초 이번 2상 결과를 토대로 다시 IPO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달 초엔 두 곳의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A, BBB 등급을 획득해 기술특례상장 요건도 갖췄다. 

다만 디앤디파마텍이 계획대로 IPO를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 성과는 통상 기업의 기술성보다 사업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라며 "거래소가 두 차례나 임상 성과 입증을 요구한 만큼 상장예심 문턱을 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NLY01의 추가 분석을 거쳐 개발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2상 진행 여부 등 향후 사업화 방향도 함께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