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왜] 연두색 번호판이 법인차 사적 남용 어떻게 막는다는 건가요?
운행 강제 제약 없지만 스스로 경각심 갖게 해 사적인 목적 사용 자제 시키는 효과 기대 ‘연두색 번호판’ 차량 자체 돌아다니는 것 자체에 대해 ‘낙인 찍기’ 할 우려도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법인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게 됩니다. 앞으로는 번호판 색깔로 이 차가 법인차인지 개인 소유의 차인지 한눈에 식별하게 되는 겁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 별 다른 강제 규정없이 번호판색깔만 바꾸는 것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신 듯합니다.
해당 정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 해당 과 관계자에 따르면 법인차를 운전하는 사람 스스로 경각심을 갖게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강제로 운행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번호판 색으로 하여금 사적 남용을 하는데 있어 부담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가의 차량을 사적 남용하는데 있어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습니다. 적어도 슈퍼카 수요 중 과시용 수요는 막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간 등록한 4억원 초과 차량 중 무려 88.4%가 법인차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4억원 이상이면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이른바 ‘슈퍼카’들이 해당되는데요. 사실상 돌아다니는 슈퍼카 중 상당수가 법인차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해당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 향후 좀 더 정교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체 법인차량들 중 비중으로 따지면 극소수인 슈퍼카 오남용을 막는 것은 좋지만, 정부의 의도와 무관하게 다른 일반 법인차들까지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법인차량이 꼭 회사에만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마트, 관광지, 주택가 등에서 보이면 ‘잠재적 사적남용’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법인차를 사적으로 쓰지 말라는 것이지 장소나 시간 제약을 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대로 법인차를 운영해도 연두색 번호판 자체가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며 "그외 무인주차 센서 인식 등 연두색 번호판 정책은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존재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법인차는 유류비, 보험료 등을 회사 경비로 처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사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제한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와 관련 지나친 규제보다 자발적으로 사적 사용을 자제하게끔 유도하는 조치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탈세와 무관한 수많은 법인차들까지 영향 받는 일이 없도록 본격 정책시행 전까지 정부와 전문가들이 보완 방안을 마련해 줘야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