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이한 쌍용건설···재도약 잰걸음

신구 경영진 조화 속 시너지 효과 기대 1500억 유상증자로 재무 구조 개선 나서

2023-01-26     길해성 기자
쌍용건설 본사 사옥 / 사진=쌍용건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쌍용건설이 재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새 주인인 글로벌세아가 인수 때 약속한 유상증자를 실행하면서 약점으로 꼽히던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구 경영진의 조화와 안정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설 전인 지난 19일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토목·건축·해외·플랜트 등 전 분야에서 신규 상무보로 5명이 선임됐고, 기존 상무보 임원 3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실시했다. 각 분야의 현장 관리 강화와 영업·수주 역량 제고에 초점을 둔 인사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M&A 이후 인사가 이뤄진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일 대표와 임원에 대한 교체가 이뤄졌다. 특히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가 수장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글로벌세아와 쌍용건설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경영을 총괄한다. 그간 월마트 한국 지사장, 인디에프 대표이사, 세아상역 미국 총괄 법인장 등을 역임하고,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쌍용건설을 비롯 STX중공업, 태림포장 등 여러 M&A를 진두지휘했다. 김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사업 전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회계, 재무, 인사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업계에선 쌍용건설이 김 대표 체제 아래 무리한 사업 확장 대신 재무구조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세아는 이미 지난 17일 인수 협상 과정에서 약속했던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쌍용건설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600%대에서 200% 중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재무 구조 개선으로 신용등급 상향, 금융비용 절감, 시공능력평가 상승 등이 기대된다. 향후 수주 경쟁력 강화와 수주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신규 사장으로 선임된 김인수 전 현대건설 GBC사업단장은 김 대표에게 부족한 건설업계 내 경험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김 사장은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40년이 넘는 세월을 ‘현대맨’으로 지냈다. 건축사업본부장과 GBC사업단장 등을 거치는 등 현대건설 내 대표적인 엔지니어로 꼽힌다. 여기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김 회장도 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 수십 년 동안 축적한 네트워크와 경험을 활용해 쌍용건설의 반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지난 22일 쌍용건설이 UAE 두바이에 지은 ‘로얄 아틀란티스 리조트&레지던스’ 사전 오픈 행사에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과 김 대표도 참석했다.

업계에선 쌍용건설이 조직 안정화와 재무구조 개선에 성과가 나타나면 해외 수주와 주택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재무 관리에 집중하면서 시기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세아 계열사인 세아상역이 OEM과 ODM 등 생산공장을 다수 운영하는 만큼, 설비 확충 등에 필요한 발주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을 통한 해외수주 영업 등의 대외 활동도 기대되는 부분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