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황반변성 신약' 등장···국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영향 줄까

로슈, 안과 질환 최초 '이중특이 항체' 치료제 국내 허가 삼성에피스·종근당, 루센티스 시밀러 경쟁 과열 가능성 커져

2023-01-25     염현아 기자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안과 질환 블록버스터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차세대 신약이 국내 출시를 예고했다. 신약의 등장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종근당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로슈의 챠세대 황반변성 신약 '바비스모'가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해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로슈에 따르면 바비스모는 안과 질환 분야 최초의 이중 타깃 항체로, 주요 질환 발병 경로인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와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모두 표적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한다. 기존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 아일리아, 아바스틴 등과 차별화된 기전이라는 평가다.

바비스모의 최대 장점은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보다 투여 주기가 길다는 점이다. 아일리아는 1~2개월에 한 번, 루센티스는 한 달에 한 번 치료해야 하는 반면, 바비스모는 16주(약 4개월) 간격으로 투여 주기를 대폭 늘렸다. 그만큼 환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국내 주요 황반변성 치료제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바비스모의 등장에 앞서 국내 기업들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13일 종근당은 국내 첫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판매 허가를 받은 후 약 3개월 만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종근당보다 5개월가량 앞선 지난해 5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지만, 오리지널 제약사인 제넨텍이 추가보호증명(SPC)을 신청하면서 국내 판매 시점이 미뤄졌다. 지난해 6월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삼성에피스는 이날 국내 시장 판매 시작을 알렸다. 

우선 종근당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종근당에 따르면 루센비에스는 1병(0.3㎖)당 상한액이 30만원으로, 오리지널 의약품 루센티스(82만636원)보다 50~60%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반면 삼성에피스의 아멜리부는 1병(0.23㎖)당 상한액이 46만3773원으로 책정돼 루센비에스보다 다소 높은 금액이다. 

삼성에피스는 비교적 풍부한 글로벌 처방 데이터와 파트너사인 삼일제약의 유통·판매 역량을 차별점으로 들었다. 실제로 아멜리부는 다국가 임상을 통해 현재 한국, 미국(제품명 바이우비즈), 유럽, 호주 등 여러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삼성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우비즈는 지난해 6월 미국에 첫 번째로 출시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돼 미국 전역으로 처방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처방 확대를 통해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출시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바비스모의 등장으로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바비스모는 아무래도 기존 루센티스나 아일리아보다 타깃하는 약물이 많고 투약 주기가 길다 보니 시장에 들어오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두 바이오시밀러의 파이가 줄어들어 시장 선점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적응증이 같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가 이미 시장에 출시돼 바비스모가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기존 안과 질환 치료제 가격이 높아 환자들이 아바스틴을 비급여로 처방받기도 했지만,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서 가격이 대폭 낮아졌다"며 "이러한 흐름이 로슈가 바비스모의 가격을 책정하는 데 주요 고려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